국제

트럼프, 머스크에 미련 남았나?..측근 '입조심' 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최근 공개 설전을 계기로 파국에 이른 듯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측근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며 향후 두 사람의 관계 복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간 8일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의 SNS 설전이 한창이던 지난 5일, 부통령인 JD 밴스에게 머스크 관련 발언 시 외교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금 행사와 팟캐스트 녹음을 위해 백악관을 떠날 채비를 하던 밴스에게 직접적으로 “머스크 사태를 공개적으로 다루는 데 있어 외교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지시는 머스크와의 갈등이 고조된 시점에도 발언을 조심스럽게 조율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WP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마지막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설전 도중에도 상대를 전면적으로 공격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은 삼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미성년자 성범죄 연루 의혹인 ‘엡스타인 파일’까지 언급하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간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단지 “미쳤다”고 표현하고, 그가 주도한 정부 계약을 취소하겠다고만 언급했을 뿐, 비난의 수위를 더 높이지 않았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설전 다음 날인 6일 저녁,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상태에서 취재진에게 “나는 지금 일론 머스크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그저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갈등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평소 정치적 적수에게는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내기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접근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는 머스크와의 공개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관계 복원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를 들은 참모들은 그가 과거에 한때 ‘가장 가까운 동맹’이었던 머스크와 화해할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머스크와의 관계 회복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종합하면 당장은 ‘손절’ 상태에 들어간 듯 보이지만, 대선을 앞둔 정치 지형이나 경제 현안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다시 손을 맞잡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워싱턴포스트의 시각이다.

 

한편, 머스크 역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SNS 게시글 일부를 삭제하며 갈등의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다. 이는 설전의 확산이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머스크의 태도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실제 관계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미국 정가와 언론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가 향후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권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기술·경제계 거물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조율하는 경우가 많았고, 머스크 역시 우주 산업과 인공지능, 전기차 등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과 협조가 중요한 만큼 정치적 유연성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인물 간의 불화라기보다는 2024년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비롯된 일시적 충돌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의 다리를 아직 완전히 불태우지 않았다는 워싱턴포스트의 평가처럼, 향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미국 대선 국면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생일날 법정 선 윤석열, 옛 부하들 보며 "참 미안하다"…결국 터진 한마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는 옛 부하들의 재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65번째 생일이었던 12월 18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 증인석에 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을 바라보며 "참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하며, 재판이 끝난 후 구치소로 돌아가 밤늦게까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약 1년 만의 용산 방문으로, 대통령실과 같은 경내에 위치한 군사법원에 출석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에 대해 "무도한 야당의 행태와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계엄령이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며, 계엄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외에 그 누구에게도 검토나 준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최근 방첩사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과거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번 일을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 기관을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하지만 이날 재판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직후부터 "검찰이 생각이 다르면 위증 혐의로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늘은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일부 질문에는 답변했지만, 군검찰의 신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날 선 설전을 벌이며 재판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특히 군검찰이 자신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칭하자 "내가 내란 우두머리로 기소된 사람이지, 내란의 우두머리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으며, 음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질문하면 앞으로 검찰 질문은 다 거부하겠다"고 맞서며 긴장감을 높였다.한편, 재판이 끝난 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그의 성탄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통해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어 청년 여러분이 자녀처럼 느껴진다"며 청년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내가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계엄 선포의 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을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자 "부정과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이 시대 예수의 제자들"이라 칭하며,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