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KIA 이범호 감독, 물병 던지며 분노.."도루 실패가 결국 발목 잡아"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감독이 29일 광주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실책으로 인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3-3, 연장 11회 무승부로 끝났다. 주중 3연전 중 1·2차전을 연이어 승리하며 시리즈 전승을 기대했지만 마지막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2승 1무에 만족해야 했다. KIA는 이로써 시즌 성적 26승 1무 16패를 기록하며 리그 7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에서 가장 뼈아팠던 부분은 주루 플레이의 미숙함이었다. 3회 말 2-2 동점 상황에서 2사 1루의 기회를 맞은 김규성은 2루 도루에 실패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이어 4회 말 무사 2루에서는 황대인이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쳐낸 후 3루까지 과감하게 달렸으나 주루사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렸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이런 세세한 플레이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고, 실패했을 때 아쉬움을 느껴야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무사 2루 상황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2루에 머무르며 찬스를 확실히 이어가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5회 말이었다. 3-2로 앞서가던 KIA는 김호령이 볼넷을 얻고 박찬호가 좌전 안타를 치면서 무사 1·2루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김규성의 중견수 플라이 때 2루 주자 김호령이 3루로 진루하며 1사 1·3루로 점수 추가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다음 타자인 오선우의 타석에서 박찬호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상대 포수 김건희가 정확한 송구로 박찬호를 태그 아웃시키면서 추가 득점의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린 것이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스스로 판단해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한 것은 큰 실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선우는 이번 3연전에서 1·2차전 모두 홈런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코너 주자인 김호령과 박찬호의 빠른 발을 고려하면 키움 선발 투수 김윤하는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찬호의 도루 실패가 결과적으로 상대 투수에게 안도감을 준 셈이 됐다. 이범호 감독은 도루 실패 직후 더그아웃에서 들고 있던 물병을 땅에 내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번 도루가 팀 작전이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행동이었다.

 

이후 2사 3루에서 오선우는 투수 땅볼로 물러나 이닝을 무득점으로 마감했다. KIA는 7회 말 박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하는 등 주루 플레이에서 어느 정도 반전을 시도했으나, 이미 누적된 도루 실패 2회와 주루 실책 1회가 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7회 초 키움이 동점에 성공했고, 이후 양 팀은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다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경기에서 나타난 주루 플레이의 아쉬움은 KIA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세밀한 주루 판단과 실행력을 강화해 승부처에서의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절감한 모습이다. 한편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도루 실패가 너무 아쉽다. 이런 작은 부분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선수들의 집중력과 팀 전술의 보완을 당부했다.

 

KIA는 이번 무승부로 3연전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순위를 유지했지만, 주루 실책과 같은 세밀한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즌 후반부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경기 운영의 디테일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의 경기들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여성들은 '삭제'됐다…故 오요안나 사건 후 벌어진 일

 한 비정규직 방송인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MBC가 내놓은 해결책은 문제의 '해결'이 아닌 '삭제'였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기상캐스터라는 직군 자체를 없애고, 그 자리에 정규직 남성을 앉히는 방식으로 논란의 소지를 원천 제거하려는 듯한 행보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이 사태의 시작은 2024년 9월, MBC 기상캐스터로 일했던 故 오요안나 씨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생전 고인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회사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의 벽에 막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의 죽음과 함께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MBC는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1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그러나 사과 이후 MBC의 행보는 의아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아닌, 기상캐스터 직군 자체의 폐지를 선택한 것이다. 기존 여성 기상캐스터들은 전원 계약이 종료됐고, 그 빈자리는 '기상분석관'이라는 새 직함의 남성 정규직으로 채워졌다. MBC는 그의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전문성'을 내세웠지만, 이는 그간 여성들의 전문성을 애써 외면해 온 과거와 모순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딸의 동료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MBC와 협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동료들의 해고 소식이었다"며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한 원망과 고통이 크다"고 울분을 터뜨렸다.정치권과 노동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용우 의원은 "방송사는 '비정규직 백화점'"이라며 "당사자의 목소리를 배제한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MBC를 직격했다. 권지현 방송작가유니온 지회장 역시 "부조리를 들여다보길 바랐더니, 아예 존재를 삭제해버렸다"며 방송계의 기형적인 고용 구조를 꼬집었다.결국 한 사람의 죽음으로 촉발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요구는, 해당 직군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와 정규직 남성으로의 대체라는 예상 밖의 결말로 귀결됐다. 이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한 채, 가장 손쉬운 방식으로 논란을 잠재우려 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