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고학력자일수록 더 위험한 '이 습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 흔히 ‘올빼미 족’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아침형 인간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은 모든 올빼미 족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특히 학력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의료센터(UMCG) 연구진이 40대 이상 성인 2만 3798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수면 패턴과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은 주로 고학력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고학력자들은 수면 시간이 1시간 늦어질 때마다 10년에 걸쳐 인지 기능 검사 점수가 평균 0.8점씩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 차이는 얼핏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연구자들은 수면 패턴이 가장 극단적인 경우 정신적 명료성에서 측정 가능한 수준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수면 선호도와 관계없이 이와 같은 인지 기능 저하 경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를 학력에 따른 직업적 특성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고학력자들은 대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또는 9시부터 6시까지 정해진 근무 시간을 지키는 조직 내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자연스러운 수면 리듬을 따르기 어려운 반면, 저학력자는 요식업, 서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근무 시간이 유연한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아 자신의 크로노타입(일주기성 인자)에 맞춰 생활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학력 올빼미 족은 ‘사회적 시차(social jet lag)’라고 불리는 만성적인 생물학적 시차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시차란, 개인의 생체 리듬과 사회적 요구 시간 간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와 건강 저하 상태를 말한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아나 벤즐러 연구원은 “아이들은 대체로 아침형 인간이지만, 사춘기에는 저녁형으로 바뀌고 20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아침형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러한 일반적 패턴을 따르지 않으며, 저녁형 인간은 그러한 범주에서 벗어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는 수면의 질 저하와 흡연 습관이 지목됐다. 연구자들은 이 두 가지 요인이 고학력 올빼미 족과 인지 저하 현상인 ‘브레인 포그(brain fog)’ 사이의 연관성 약 25%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브레인 포그는 기억력, 집중력, 사고력 등이 떨어지며 ‘머리가 멍한’ 상태를 말한다. 올빼미 족 대부분이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만성 수면 부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다. 새벽 2시까지 깨어 있어야 하는데 오전 6시에 출근해야 한다면, 충분한 뇌 회복이 어려워진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단백질 축적과 뇌 노폐물 제거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수면 질 저하는 인지 저하 요인의 약 13.5%를 차지했다.

 

 

 

흡연 역시 인지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올빼미 족은 흡연 확률이 더 높았다. 니코틴이 각성 효과를 주어 생체 리듬과 업무 시간 간 불일치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저녁형 인간들은 음주, 불규칙한 식습관 등 뇌 건강에 부정적인 생활습관을 가질 확률이 더 높았다. 벤즐러 연구원은 “흡연과 음주를 더 많이 하고 운동량이 적은 올빼미 족의 인지 저하 위험 중 약 25%는 이러한 생활습관과 수면 부족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저녁형 인간이 치매에 걸릴 위험까지 높은지에 대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벤즐러 연구원은 “중년기에 나타나는 인지 저하가 반드시 치매 위험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연구를 통해 치매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올빼미 족들이 생체 리듬에 역행하지 말고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생활할 것을 권고한다. 벤즐러 연구원은 “더 일찍 잠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몸에서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면 자고 싶지 않은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 첫째, 유연한 근무 일정 도입을 제안했다. 생체 리듬상 저녁 시간대를 선호하는 직원에게는 늦은 출근 시간을 허용하면 장기적으로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수면의 질 개선과 금연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수면 부족과 흡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인지 기능 저하의 약 25%를 차지하는 주요 위험 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현대 사회에서 ‘아침형 인간’에 맞춰진 획일적인 근무 시스템이 저녁형 인간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시 한 번 조명하며, 개인 맞춤형 생활 리듬 존중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고학력 직장인들 사이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사회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고령사회 눈앞, 대통령이 내놓은 '역대급' 노인 정책 공개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노인회 소속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감사를 표하고,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두터운 복지 정책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어르신이 걸어온 길, 우리가 이어갈 길'이라는 주제로 오찬 행사를 열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어르신들의 희생과 헌신에 고개를 숙였다. 이날 행사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주역들에게 국가 차원의 존경을 표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정부의 정책 비전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다.이 대통령은 먼저 파란만장했던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어르신들의 역할과 지혜에 감사를 돌렸다. "느닷없는 계엄 탓에 후진국으로 전락할 위기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오색 빛의 응원봉으로 국민주권을 바로 세운 빛의 혁명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원조에 의존하던 최빈국이 세계가 주목하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기적적인 성취의 공을 어르신들에게 돌렸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폐허 위에서 맨손으로 기업을 일구고, 이역만리에서 땀 흘리며 조국을 재건했으며, 4·19와 5·18, 6월 항쟁을 거치며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냈다"며 이 모든 과정에 함께한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나아가 이 대통령은 2025년 노인 인구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라는 현실을 직시하며, '어르신 정책이 곧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라는 기조 아래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했다. 당장 내년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를 통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고, 기초연금 인상과 함께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 수준인 115만 개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많은 가정이 부담을 느끼는 '요양병원 간병비'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단순히 복지 수혜자를 넘어 어르신들의 경험과 지혜가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되는 대전환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이에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은 세심한 노인 정책 준비에 감사를 표하며 화답했다. 동시에 6·25 전쟁 당시 UN의 도움을 잊지 않고 평화의 정신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유엔데이(10월 24일)'를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깜짝 건의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찬 메뉴로는 동지를 맞아 어르신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의 팥죽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따뜻한 팥죽을 준비했다"며 "사랑하고 응원한다"는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