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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단일화 확신' 맹공에 이준석 “망상 빠졌다” 반격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기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확신’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며 정치적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또다시 망상의 늪에 빠지고 있다”며 “헛것이 보이면 물러가실 때가 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앞서 페이스북에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절대 안 한다지만 결국 후보직을 포기하고 김문수 단일화로 내란·부패·갈라치기 연합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발언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이준석 후보는 경기 성남 판교에서의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후보가 전날 이 후보의 의원실을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것에 대해 "단일화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없다는 점은 일관적으로 밝혀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일정 조율이 안 됐는데 의원실을 방문해서 곤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의 진정성과 선의는 의심해본 적 없다”면서도 “만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이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9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후 백브리핑을 통해 사전투표율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6개월간 이어진 대한민국의 혼란을 유권자들이 끝내고자 하는 열망이 사전투표율로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표율이 80%, 90%를 넘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높은 투표율이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비전과 관련해서는 IT 기업들이 밀집한 판교에서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이공계 대통령이 되겠다”며 “첨단 대한민국을 위해 제가 가진 이공학적 마인드를 모두 투자하겠다. 이것이 법조인, 운동가 출신 대통령들과는 다른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들은 판교의 창의력과 혁신의 1%도 나라를 바꾸는 데 쓰지 않는다. 그들이 관심 있는 건 상대를 감옥 보내거나 돈 끌어와 매표하는 일뿐”이라며 기성 정치권을 비판했다.

 

또한 그는 본인의 ‘젊음’을 강조하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가 이제 마흔이 됐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며 “나이가 들수록 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지게 된다. 이는 정치인에게 매우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 14년 차임에도 아직도 ‘어리니까 기다려’라는 말 속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치도 이제는 확 젊어져야 한다. 실력대로 경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젊은 세대가 투표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대응을 넘어, 보수 진영 내 단일화 압박을 차단하고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이재명 후보와의 날 선 공방을 통해 여권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며 젊은 유권자층의 결집을 꾀하는 모습이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이준석 후보는 ‘젊은 이공계 대통령’이라는 슬로건 아래 정치권의 기득권 질서를 비판하고, 유권자에게 실질적 변화의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조국, 광복절 특사 코앞…찬반 여론 ‘팽팽’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오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면심사위는 심사 대상 범위 설정 단계에서부터 대통령 의중을 상당 부분 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사실상 사면·복권 절차의 시작이라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법무부는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를 심사했다. 그 결과 정치인 중에서는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해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 홍문종 전 자유한국당 의원,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 건의가 결정됐다. 이 중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은 지난 4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사면을 요청했던 인물들이지만, 송 위원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이번 사면 심사 명단에는 조 전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도 포함됐다. 최 전 의원은 조 전 대표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로 2023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으며, 최 전 회장은 20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반면 정치권 일각에서 사면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면·복권 대상자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날 심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12일 국무회의에서 명단이 최종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사면 규모와 대상은 대통령 고유 권한으로, 법무부 심사도 대통령실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진행된다. 이번 사면 대상 중에서도 핵심은 조국 전 대표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며,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 15일이었다. 만약 이번에 사면·복권이 이뤄진다면 형 집행 8개월 만에 출소하게 되며, 정치 활동 제한도 해제된다.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진보 진영은 조 전 대표를 ‘윤석열 정권 검찰권 남용의 피해자’로 규정하며 사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시민사회와 종교계 일부도 ‘검찰권 남용 피해 회복’과 ‘사회 통합’을 이유로 사면 촉구 서한을 대통령실에 제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지난 5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면담에서 조 전 대표 사면의 필요성을 직접 전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근 조 전 대표를 서울남부교도소에서 면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정치권에서 ‘특사 군불 때기’라는 해석도 나왔다.그러나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조 전 대표가 형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취임 두 달여 만에 정치인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복절 특사가 민생 중심의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인 사면이 특사의 본 취지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그럼에도 대통령은 조 전 대표를 ‘과잉수사의 희생자’로 보는 인식에 공감하며, 사면·복권 방향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조 전 대표 특별사면과 관련해 “죄와 형벌 사이의 비례성과 균형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면 필요성에 동의하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면 대상은 국무회의 의결 이후 공식 발표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최종 결심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광복절 특사가 정치 지형과 향후 국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