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5세 한국인, 세계 최고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상금 액수 '경악'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5)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3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또 하나의 쾌거를 안겼다. 이번 우승은 2022년 양인모의 우승에 이은 한국 연주자의 2회 연속 우승으로, 박수예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박수예는 29일(현지시간)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지휘 디마 슬로보데니우크)과 함께 올리버 크누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피에타리 잉키넨)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며 심사위원과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박수예가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일본의 요시다 미나미, 3위는 미국의 클레어 웰스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3만 유로(약 4,670만 원)와 함께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헬싱키 필하모닉 등과의 협연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심사위원장인 지휘자 욘 스토르고르스와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의 멘토링, 1777년 제작된 지오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 바이올린을 최소 1년간 임대받을 수 있는 혜택도 포함되어 있다.

 

박수예는 소속사 목프로덕션을 통해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지만 우승하게 되어 행복하다. 마지막까지 내 음악을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수예는 16세 때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을 녹음하며 데뷔 음반을 발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세 번째 음반 ‘세기의 여정’은 2021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에서 ‘이달의 음반’ 및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울프 발린 사사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는 그녀는 이미 국내외 여러 저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넓은 활동 반경을 자랑하고 있다. 베름랜드 오페라 오케스트라, 남서독 필하모닉 콘스탄츠,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등과의 협연 경험은 물론, 지난 2월 금호라이징스타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열며 국내 팬들과도 만난 바 있다.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는 1965년 시작된 세계적인 권위의 대회로, 올레그 카간(1회 우승자), 빅토리아 뮬로바(1980년 우승), 레오니다스 카바코스(1985년 공동 우승),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0년 우승) 등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을 배출해왔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2005년 신지아(공동 3위), 2022년 양인모(1위)가 입상한 바 있으며, 한국계 미국인 에스더 유(2010년 3위), 크리스텔 리(2015년 1위)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올해 대회는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와 조진주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더욱 화제가 되었다. 박수예의 우승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녀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 축제 어쩌다 이 지경..독점 중계의 비극

화려하게 막을 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예상치 못한 흥행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스노보드의 신성 최가온 선수가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고 쇼트트랙의 김길리 선수가 2관왕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예전 올림픽에 비해 싸늘할 정도로 조용했다. 우리 선수들의 피땀 어린 결실이 국민들의 뜨거운 박수와 온전히 만나지 못한 배경에는 사상 초유의 유료 방송 독점 중계라는 씁쓸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이번 올림픽의 중계권을 거머쥔 주인공은 종편 채널 JTBC였다. 그동안 올림픽은 지상파 3사가 코리아풀이라는 이름 아래 중계권을 공동 구매해 전 국민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JTBC는 이번에 지상파를 압도하는 금액을 제시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단독 중계권을 따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이어지는 올림픽과 2030년까지의 월드컵 중계권을 싹쓸이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약 5억 달러, 한화로 무려 7천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지상파 3사가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해 중계권을 같이 구매하자고 제안했으나 JTBC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이러한 독점 고집의 배경에는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방송사의 위상 정립 욕구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독점으로 방영하며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나중에 지상파에 중계권을 비싼 가격으로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지상파가 가격 협상 과정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에 고개를 저으며 재판매가 무산되었고 JTBC는 결국 이 막대한 부담을 홀로 짊어지게 되었다.결과는 처참했다. 독점 중계가 시작되자마자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지난 6일 열린 개막식 시청률은 1.8%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지상파가 중계했던 지난 베이징 올림픽 합계 시청률이 18%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굴욕적인 성적표다. 채널이 단 하나뿐인 한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3일 최가온 선수가 역사적인 금메달을 따내던 긴박한 순간에 JTBC는 쇼트트랙 경기를 중계하느라 금메달 소식을 자막 한 줄로 처리하는 촌극을 빚었다. 금메달 현장을 생생하게 보고 싶었던 국민들은 "올림픽 독점이 부른 최악의 참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결국 독점 중계는 JTBC에게 독이 든 성배가 되어 돌아왔다. 재정적 타격은 치명적이다. 모기업인 중앙그룹은 2019년부터 누적된 적자로 인해 이미 희망퇴직과 기업 일부 매각을 검토하던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야심 차게 추진한 올림픽 중계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룹의 재정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막막해진 상황에서 방송사의 위상을 높이려던 시도가 오히려 존립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된 셈이다.이번 사태는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다시 불붙였다. 현행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큰 행사를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관련 고시는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볼 수 있는 방송사라면 중계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JTBC는 유료 방송 가입률이 90%를 넘으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상파는 안테나만 있으면 무료인 반면 유료 방송은 매달 구독료를 내야만 볼 수 있다.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선로가 닿지 않는 소외 지역 주민들에게는 올림픽이 더 이상 공평한 축제가 아닌 셈이다.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에서 이번 올림픽의 낮은 사회적 열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접근성이 제한되어 축제의 분위기가 고조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단순히 시청률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이벤트를 국민이 누릴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가까운 영국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중대한 이벤트를 시청 가구 95% 이상이 볼 수 있는 무료 방송으로만 중계하도록 법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번 2026 동계올림픽의 실패 사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림픽은 방송사가 비싸게 팔아 이윤을 남기는 상품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웃고 울며 에너지를 결집하는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돈이 없어서 혹은 채널이 없어서 우리 선수의 금메달 순간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