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T 해킹 사태가 바꾼 통신시장... 지원금 경쟁 불붙어 '최대 70만원' 돌파

 SK텔레콤이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금 정책을 펼치면서 통신 3사 간 '지원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를 앞두고 지원금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통신 3사는 최신 단말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S25나 애플 아이폰16에 대한 각 통신사의 공시 지원금은 최대 70만 원까지 올라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만 원 이상 요금제에 S25+ 256기가 기기값 0원"이라는 후기와 "마이너스 20만 원에서 시작했는데 부가서비스 추가요금을 내고 나니 최종 마이너스 10만 원"이라는 사례도 등장했다. S25 자급제 단말기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통법이 제한하는 공시지원금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지원금 경쟁 심화는 SK텔레콤의 해킹 사태 여파로 분석된다. 40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한 SK텔레콤이 '방어' 차원에서 지원금을 상향 조정했고, 이에 경쟁사들도 지원금을 높이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지원금 상향은 기기변경 고객을 관리하고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쟁사가 판매장려금을 상향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영업을 위한 방어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영업이 정지된 상태로, 대리점에서는 가입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통신 3사 가입자를 모두 모집하는 일반 판매점에서는 SK텔레콤 신규 가입자를 받고 있으며, 이 경우 이심(e-SIM)으로 가입 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영업 재개를 위한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 김희섭 PR센터장은 "소상공인 고통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영업 재개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교체 작업을 서두르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단통법에서는 통신사가 가입자에게 차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통법이 7월에 폐지될 예정이어서 관계 당국이 단통법 위반에 대한 단속을 사실상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월 이후에는 지원금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전까지는 '단통법 폐지'에 따른 지원금 경쟁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통신 3사가 가입자 유치 경쟁에 현금을 투입해도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비용만 증가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킹 사태로 통신 업계 지형이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원금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SK텔레콤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이후 '신규 영업 정지' 조치로 절감된 마케팅 비용을 향후 공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매출 감소 효과가 마케팅비용 감소로 상쇄될 것"이라며 "7월 이후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 활동을 펼쳐 점유율을 다시 올리는 과정이 나타난다면 올해 마케팅비용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이동전화 매출액 감소 폭은 1% 미만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서울은 2명, 지방은 48명…'불수능' 직격탄 맞은 지방 의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모집으로 넘어간 인원이 총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급 난이도로 평가받는 '불수능'의 여파로, 의대가 요구하는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39개 의대 중 11개 대학에서 수시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이 규모는 의대 정원이 복원되면서 전년도에 비해서는 30명 줄어든 수치지만, 모집 규모가 유사했던 2023학년도(13명)와 2024학년도(33명)와 비교했을 때는 각각 3.8배, 1.5배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어서 올해 수능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한다.이러한 대규모 미충원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이례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대부분의 의대가 수시에서 요구하는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 4'라는 기준은 올해 수능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도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특히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3.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영어 영역이 결정적인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더해,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점수 확보에 유리한 사회탐구 과목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확대되면서, 과학탐구 영역에 남은 학생들의 등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1, 2등급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이번 '불수능'의 직격탄은 수도권보다 지방권 의대에 집중됐다. 수시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 11개 대학 중 9곳이 지방권 의대였으며, 여기서 발생한 이월 인원만 48명에 달했다. 반면 서울권 의대는 고려대와 연세대 2곳에서 각각 1명씩, 총 2명의 인원이 이월되는 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인제대학교가 14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우지 못했고, 그 뒤를 이어 충남대학교 11명, 한림대학교와 원광대학교가 각각 5명,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가 4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지방 의대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이번 불수능의 파고를 넘지 못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결과적으로 수시에서 넘어온 50명의 인원은 현재 원서 접수가 한창인 2026학년도 정시모집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역대급 불수능으로 인해 자연계열 최상위권 고득점자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했던 50개의 의대 정시 모집정원이 추가로 확보되면서 의대 입시 경쟁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수시에서 고배를 마신 수험생들에게는 정시에서 의대 문이 예상보다 넓어지는 '기회'가,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더욱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고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