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집시의 사랑과 비극, '카르멘'으로 물든 2025 오페라의 밤

 2025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막이 오는 6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카르멘’으로 오른다. 올해로 창단 34주년을 맞은 글로리아오페라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카를로 팔레스키 지휘자와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방신제, 테너 김재형, 이형석 등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을 무대에 세운다.

 

2010년 시작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올해로 16회를 맞은 국내 대표 오페라 축제로, 오페라의 저변 확대와 대중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오페라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해온 이 축제는 올해도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은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4막 오페라다. 19세기 스페인의 세비야를 배경으로 집시 여인 카르멘의 자유로운 사랑과 그녀를 둘러싼 비극적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1875년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초연 당시 하층민과 치정 관계를 다룬 파격적인 내용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강렬한 리듬과 정열적인 음악으로 이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오페라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하바네라’와 같은 대표곡은 오늘날에도 광고와 미디어에서 자주 사용되며 대중에게 친숙하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글로리아오페라단은 1991년 창단된 민간 오페라단으로, 국내 오페라 발전에 꾸준히 기여해왔다. 양수화 단장은 “10여 년 전 무대에 올렸던 ‘카르멘’이 큰 호응을 얻었던 기억이 떠올라, 3년 전부터 이번 공연을 준비해왔다”며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열 명의 전문 플라멩코 무용수가 선보일 화려한 군무를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프랑스 오페라임에도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카르멘’은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민간 오페라단으로서 티켓 판매와 후원에 의존하는 현실은 도전적인 작품을 시도하기에 어려움을 준다. 양 단장은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은 주로 국립오페라단처럼 안정적인 예산을 가진 단체에서 가능하다”며, 민간 단체로서 관객들에게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털어놓았다.

 

34년간 글로리아오페라단을 이끌어온 양 단장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사흘 동안 2층 B블록의 가장 뒤쪽 좌석에 앉아 공연을 지켜볼 계획이다. “무대에 올린 작품을 객석에서 바라볼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 순간이 다음 작품을 준비할 힘이 된다”고 말했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카르멘’은 열정적인 음악과 함께 플라멩코 군무, 그리고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생생히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릴 이번 공연에 많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내년 2월 법정 서는 오타니…'가족'을 인질로 잡힌 슈퍼스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그라운드 밖에서 또다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야구 실력만큼이나 철저한 자기관리와 사생활 보호로 유명했던 그가 하와이 고급 별장 개발을 둘러싼 소송에 휘말리며 진흙탕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의 한 매체는 14일, 오타니가 광고 모델로 참여했던 부동산 프로젝트와 관련한 소송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다음 심리가 내년 2월 스프링캠프 기간 중에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달콤한 휴식을 취해야 할 시기에, 그의 이름이 법정 소송으로 오르내리며 골머리를 앓게 된 것이다.이번 소송의 시작은 오타니가 지난해 발표했던 하와이 고급 별장 단지 건설 계획에서 비롯됐다. 프로젝트의 시공을 맡았던 개발 업체 측이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오타니 측이 자신들을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서 부당하게 배제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오타니 측은 원고인 개발 업체가 오히려 유명인의 브랜드 가치를 인질 삼아 사건을 키우고 있으며, 본래 계약과 무관한 다른 부동산 프로젝트에까지 선수의 이름과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해 홍보에 이용했다며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건의 진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양측의 법적 다툼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오타니 측은 원고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며 하와이 주 법원에 '소송 기각 신청'을 제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원고 측 역시 물러서지 않고, 법원에 '증거 개시 강제 신청'을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이는 오타니 측이 가장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카드다. 만약 법원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줘 증거 개시 명령을 내릴 경우, 오타니 측은 그동안 비공개로 부쳐왔던 수많은 민감한 정보들을 법정에 제출해야만 한다. 여기에는 에이전트와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 실제 별장 계약 조건 등 외부에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내용들이 포함될 수 있다.단순한 계약 내용을 넘어, 오타니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생활 영역까지 법정 다툼의 한복판으로 끌려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소송의 가장 큰 뇌관이다. 특히 원고 측은 과거 별장 착공식 당시, 오타니와 임신 중이던 그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의 사진을 허락 없이 게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한 전적이 있다. 이처럼 사생활 보호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상대를 마주한 오타니로서는, 이번 증거 개시 요구가 아내와의 관계 등 극도로 숨기고 싶어 하는 가족 관련 사생활까지 파고드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슈퍼스타의 명예와 가족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한 오타니의 힘겨운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