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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없는 부산, 출근길은 생존게임!

 부산 시내버스 노사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28일 새벽부터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출근길에 나선 부산 시민들은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부산 서면 일대는 평소 같으면 출근길 직장인들로 붐비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류장은 텅 비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파업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황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면 정류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전 모(65) 씨는 “버스가 오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는데, 뒤늦게 파업 소식을 알게 됐다”며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택시도 잘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류장에는 파업 안내문이 설치된 곳도 있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종이로 붙여져 있거나 아예 부착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 전광판이 설치된 정류장에서는 오전 7시 20분이 지나서야 파업 안내 문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부산시는 대체버스를 투입했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관광버스나 유치원 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차량이 ‘대체노선’이라는 표식을 붙이고 운행했으나, 배차 간격이 길어 많은 시민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서면역에서 대체버스를 이용한 직장인 차 모(35) 씨는 “버스를 기다리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며 “대체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해 출근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늦었다”고 말했다.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 역시 혼잡한 풍경이 이어졌다. 아침에 버스를 타지 못한 직장인들은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길에 나섰다.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거나 지하철역에서 내린 뒤 직장 방향으로 뛰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택시 승강장은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직장인 김 모(36) 씨는 “비 오는 날처럼 택시가 오기 무섭게 사람들이 타고 가버려 승강장이 텅 비어 있었다”며 “겨우 택시를 잡았지만 교통 체증으로 요금이 많이 나왔고, 직장에 늦을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전했다.

 

지하철과 동해남부선에도 많은 시민이 몰렸다. 동해남부선 재송역을 이용하는 최 모(38) 씨는 “평소보다 사람이 1.5배는 더 많아 보였다”며 “기차에 사람이 꽉 차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면역에서는 도시철도 안내원이 확성기를 들고 “너무 밀착하지 말라”며 승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덕천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김 모(32) 씨는 “버스를 타지 못해 지하철로 이동했는데, 태풍이 올 때처럼 사람이 많아 숨이 막혔다”며 “오후에는 노사가 합의해 퇴근길에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버스와 지하철 증편 운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여전히 크다. 노사 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지 않을 경우, 출퇴근길 대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손잡은 전장연? 선거 앞두고 '지하철 투쟁' 멈췄다

 매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의 발을 묶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시 멈춘다. 전장연은 제9회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6월 3일까지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형태의 시위를 전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외치며 이어온 강경 투쟁 노선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시위 중단 결정의 배경에는 정치권의 중재가 있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전장연의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 대화를 제안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 의원은 시위 유보를 조건으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들과의 정책 간담회를 주선하겠다고 약속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이에 따라 전장연은 투쟁의 무대를 지하철에서 국회로 일시적으로 옮기게 됐다. 오는 9일로 예정된 간담회에서 전장연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을 상대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 탈시설 지원 등 자신들이 요구해 온 핵심 정책들을 설명하고, 차기 시정 운영에 이를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계획이다.그동안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출근 시간대 주요 지하철역에서 휠체어로 열차에 탑승하고 하차하는 방식의 시위를 반복해왔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장시간 지연되면서 시민 불편을 야기한다는 비판과 장애인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옹호가 맞서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결국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전장연이 실리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리 투쟁을 통해 여론에 호소하는 방식에서 한발 나아가, 직접 정책 결정권을 쥘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과의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전장연의 시위 중단 선언으로 당분간 출근길 지하철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전장연과 서울시장 후보들 간의 간담회에서 실질적인 정책 협약이 이뤄질지, 그리고 그 결과가 선거 이후 전장연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