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축의금 인플레이션' 시대... 직장인 70%가 '경제적 압박' 호소

 올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직장 동료 결혼식의 적정 축의금이 1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대비 5만원 상승한 금액으로, 물가 상승이 축의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크루트가 26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올해 기준 직장 동료 결혼식에 내야 할 적정 축의금을 물은 결과, 1인 기준으로 결혼식에 참석해 식사할 경우 '10만원'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61.8%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5만원'이 32.8%, '5만원 미만'이 3.2%, '15만원'이 1.4%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축의금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2023년 같은 조사에서는 '같은 팀이지만 덜 친하고 협업할 때만 마주하는 직장 동료'의 적정 축의금으로 65.1%가 '5만원'을 꼽았다. 그러나 올해는 가장 많은 응답이 '10만원'으로 나타나 작년보다 5만원이 상승했다. 인크루트는 이러한 변화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관계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적으로 친한 직장 동료'와 '협업·일로 엮인 동료' 모두에게 10만원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각각 59.7%와 60.1%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었다. '사적으로 친한 직장 동료'의 경우 20만원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14.3%, 15만원이 12.7%, 5만원이 9.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협업·일로 엮여 있는 동료'에게는 5만원(30%), 5만원 미만(3.8%), 15만원(3.3%)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친밀도에 따라 축의금 금액에 차등을 두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결혼식 참석 범위에 관한 질문에서는 '같이 협업하거나 일로 엮여 있는 동료'까지 참석한다는 응답이 44.4%로 가장 많았다. '청첩장을 받은 모든 직장 동료'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응답은 28.2%였으며, '사적으로 친한 직장 동료' 결혼식만 간다는 응답은 25.9%로 나타났다. 소수이지만 1.4%는 직장 동료 결혼식에 아예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동료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결혼식까지 참석할 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어서'(33.3%), '개인 일정이 우선이어서'(25%), '축의금의 경제적 부담이 커서'(16.7%)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직장 내 인간관계와 경제적 상황이 결혼식 참석 여부와 축의금 액수 결정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전반적인 생활비 부담 증가가 직장 문화의 일부인 축의금 관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부담스럽지만 관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의견과 "합리적인 수준에서 축의금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축의금 부담은 직장인들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합하자"며 한복 제안했지만…'상복'으로 응답한 野, 정면충돌 예고

 이재명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개회 첫날부터 전례 없는 대치 국면을 연출하며 향후 100일간의 격돌을 예고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회식은 입법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채워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에 따라 화합을 상징하는 한복을 입고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검은 정장과 넥타이의 상복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국민의힘 의원들의 가슴에는 '의회 민주주의'라고 적힌 근조 리본이 달려, 이들의 복장이 단순한 항의 표시를 넘어 현 정권에 대한 일종의 '사망 선고'임을 분명히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고 설명하며, 이번 정기국회를 강력한 대여 투쟁의 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격한 갈등 속에서도 화합과 통합의 의지를 보여주자"며 한복 착용을 제안했던 우 의장의 정치적 제안을 정면으로 걷어찬 행위로, 협상이나 타협의 여지를 시작부터 지워버린 셈이다.상복과 한복이라는 극단적인 드레스코드는 향후 100일간 펼쳐질 여야의 혈투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국가 정상화'를 기치로 내걸고 검찰개혁과 특검법 개정안 등 핵심 개혁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거대 야당과 이재명 정부의 독주'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각오로 맞불을 놓고 있다.이처럼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우 의장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 할 일을 하는 게 정치"라며 "사회를 분열시키지 않는 국회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협치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미 서로를 향해 칼을 빼 든 여야의 모습 앞에서 그의 당부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었다. 입법, 예산, 인사청문회 등 모든 현안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충돌이 불가피해 보이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개회와 동시에 '100일 전쟁'의 포성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