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독일에서 온 손님, 제주 민속품의 감동 귀환

 제주에서 약 100년 전 독일로 떠났던 민속품들이 다시 고향 제주를 찾는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독일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교류전 '사이, 그 너머: 백년여정'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1929년 독일인 탐험가이자 민족지학자인 발터 스퇴츠너(Walter Stötzner, 1882~1965)가 제주에서 수집해 독일로 가져간 민속품 62점이 약 9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뜻깊은 자리다. 현재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은 제주에서 수집된 민속품 216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이 중 일부 원본 자료와 관련 기록들이 공개된다.

 

전시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제1부 '백 년 전, 어느 독일인이 만난 제주'는 발터 스퇴츠너의 생애와 그의 아시아 탐험, 그리고 1929년 한국과 제주를 방문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스퇴츠너는 1929년 5월부터 약 6주간 제주에 머물며 의식주, 농업, 어업, 수공업 등 다양한 분야의 민속자료를 수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수집한 원본 민속품 62점과 관련 자료 70여 점이 함께 전시된다.

 

특히 스퇴츠너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직접 촬영한 사진과 남긴 글을 통해 당시 제주의 문화와 생활상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의 방대한 기록과 자료는 당시 제주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제2부 '제주문화의 가치, 독일에서 조명되다'는 1930년대 제주 민속품이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 독일에서의 전시 및 연구 활용 사례를 다룬다. 특히 1930~1931년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던 안봉근에 관한 이야기가 주목된다.

 

안봉근은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으로, 당시 박물관에서 제주 민속품과 한국 유물을 정리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시에서는 그가 제작했던 농기구 모형 6점과 그의 연구 지원으로 완성된 논문 '한국의 농업'(1931)도 공개된다. 이를 통해 제주 민속품이 독일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보존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개막식은 29일 오후 4시,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30일 오후 2시에는 박물관 시청각실에서 전시 자료와 관련된 학술행사가 개최되며,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민속품을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 제주와 독일이 공유한 100년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뜻깊은 기회"라며 "제주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특별교류전은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제주 문화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호도 없었다"는 전재수…경찰, 통일교 심장부 '천정궁'까지 덮쳤다

 통일교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경찰의 강제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전직 국회의원들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해 통일교 핵심 시설과 관련자들의 자택, 국회의원실 등 총 10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수사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기존 진술을 번복하는 등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이 물증을 확보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번 압수수색은 통일교의 심장부로 불리는 천정궁과 서울본부를 포함해 전재수 전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김규환 전 의원의 자택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를 각각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 역시 뇌물공여죄 등의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했다. 하지만 전 전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모두 SNS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금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수사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는 통일교 내부에서 발견된 거액의 현금 뭉치다. 앞서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총재의 개인 금고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280억 원 규모의 뭉칫돈이 이번 수사의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와 엔화, 미화 등 다양한 화폐로 구성된 이 자금의 출처와 용처를 규명하는 것이 통일교의 조직적인 로비 의혹을 파헤칠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 자료와 자금 집행 내역 등을 이 뭉칫돈과 대조하며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경찰은 지난 10일 23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불과 닷새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기록을 토대로 신속하게 관련자들을 입건하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전직 장관과 의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한 방'을 찾기 위한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통일교발 정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