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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앞둔 켈리, ‘한국행’ 의지 보여..“3년 후 몸만 괜찮다면"

 전 SK(현 SSG) 투수 메릴 켈리가 한국프로야구(KBO)리그와 팬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언젠가 다시 한국에서 던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지난 주말 MHN과 인터뷰를 가진 켈리는 과거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고 지울 수 없는 순간 중 하나라고 회고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아직도 한국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종종 아내에게 농담처럼 ‘다시 한국에 가서 던질까’라는 말을 한다”고 털어놨다. 다만, 실제 한국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3년 후에도 건강하게 던질 수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고 신중한 입장을 덧붙였다.

 

켈리가 ‘3년 후’를 거론한 것은 자신의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2015년 SK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4시즌 동안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3차전에서 7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기억에 남을 활약을 펼쳤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2019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에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 9탈삼진 무볼넷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됨으로써,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모두에서 승리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애리조나 구단은 켈리의 활약에 힘입어 2022년 2년 18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팀 옵션 700만 달러도 실행했다. 메이저리그 7년차 베테랑인 켈리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에 대해 그는 “FA와 관련된 스트레스 없이 시즌이 잘 진행되고 있어 감사하다”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신경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10년 이상의 서비스타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켈리는 “10년을 채우는 것은 선수들에게 큰 자기만족과 훈장과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포함해 앞으로 3년간 꾸준히 뛰면 그는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켈리가 한국 복귀 계획에 ‘3년’이라는 시간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3년 뒤 내 몸 상태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여전히 던질 수 있다면 한국에서 다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가 3년 후인 만 40세가 되더라도 충분히 한국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KBO리그에는 40대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약 중인 투수들이 있다. SSG 노경은과 두산 고효준 등이 그 예다. 메이저리그 역시 노장 투수들이 다수 활동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저스틴 벌렌더(42세),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저(41세), 최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45세 리치 힐 등이 그들이다.

 

켈리는 2025년 5월 23일(한국시간) 기준 올 시즌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3.26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2\~3년 계약을 충분히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그의 한국 무대 복귀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켈리는 인터뷰 중 체이스필드에서 훈련을 마친 후 한국 팬들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의 한국에 대한 사랑과 함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무대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성공을 거둔 켈리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한국야구의 글로벌 경쟁력과 매력을 증명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전남 의대 설립의 꿈, 순천대 학생 60% 반대에 가로막혔다

 전라남도의 숙원 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었던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 간의 통합이 최종 무산됐다. 전남도의회 '통합대 국립의과대학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는 24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투표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양 대학 간 통합 추진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통합안은 지난 22일과 23일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국립목포대는 교원, 직원, 학생 모두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국립순천대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교수(찬성 56.12%)와 직원·조교(찬성 80.07%)는 통합에 찬성했으나, 학생 투표에서 반대가 60.68%로 나오면서 3개 직역 모두의 찬성이라는 판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부결로 결정됐다.전남도의회는 이번 투표 결과, 특히 학생들의 반대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에 주목하며, 그들의 우려와 고민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학사 운영의 혼란, 각기 다른 캠퍼스의 정체성 상실 문제, 그리고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질적 저하 가능성 등 현실적인 걱정들이 이번 반대 투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는 대학 통합 문제가 특정 구성원이나 단일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남 지역 사회 전체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차대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과 별개로, 지역 소멸이라는 더 큰 위기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도의회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두 대학의 통합이 무산된 단기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청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라남도가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와 직결된 운명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도 덧붙였다. 즉, 이번 통합 부결은 단순히 의대 설립이 좌초된 것을 넘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이에 따라 도의회는 국립순천대를 향해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하여, 지역 사회와 전남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아직 통합 논의를 이어갈 시간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또한 이 과정에서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책임 있는 주체로서, 대학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전남의 미래가 걸린 의대 유치의 불씨를 어떻게든 다시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