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10대들, 재미삼아 만든 ‘딥페이크 성범죄’ 무더기 검거

 여성 연예인과 일반인의 얼굴을 합성해 성적인 허위 사진과 영상, 이른바 ‘딥페이크’ 콘텐츠를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와 참가자 2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 중 16명은 10대 고등학생으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2일, 청소년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10대 A군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텔레그램 내 3개의 대화방을 개설해 약 500여 개에 달하는 성적인 허위 사진과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화방에는 A군을 포함해 총 24명이 활동했으며, 이 중 15명은 10대 청소년, 나머지 7명은 20\~40대 성인으로 조사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성적인 허위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재배포했으며, 다른 온라인에서 확보한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등 불법 행위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대화방에 퍼뜨린 허위 사진과 영상은 3500여 개에 이르며, A군이 직접 배포한 것을 포함하면 총 4000여 개에 달한다. 해당 대화방은 오픈방 형태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별도의 영상물 판매는 없었으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은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돼, 인터넷을 통한 범죄의 광범위한 확산을 보여준다.

 

이들이 제작한 딥페이크 콘텐츠에는 아이돌 걸그룹 등 미성년자 연예인의 얼굴이 다수 포함되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도 분류된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중에는 제작자들의 지인 얼굴을 합성한 경우도 포함돼 피해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나체 사진이나 성행위 영상에 피해자 얼굴을 합성한 이들은 “성적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했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엄중히 다뤄지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및 배포는 최소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영리 목적이 아니더라도 단순 배포만으로도 3년 이상의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어, 법의 처벌 수위가 매우 높다. 이에 경찰은 10대 청소년들이 ‘호기심’이나 ‘재미’를 이유로 저지르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선 나이와 전과 여부에 상관없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과 같은 보안 메신저는 범죄 추적이 어렵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텔레그램과 수사 공조 체계를 구축해 범죄자를 적극적으로 검거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이러한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과 예방 활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AI 기술 발전과 보급으로 인해 손쉽게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된 환경에서 발생한 대표적 사례다. 일반인도 스마트폰 하나로 쉽게 접근 가능한 AI 앱을 통해 얼굴 합성물을 만들고, 이를 텔레그램 같은 비공개 메신저에 유포하는 등 사이버 성범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에 연루된 10대들이 단순히 ‘재미’나 ‘호기심’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 피해자들이 받는 정신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인터넷 윤리 교육과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도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단속과 수사를 벌일 계획이며, 인터넷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신속한 범죄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무분별한 행위에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예방 정책과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과 AI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맞춰 법적·사회적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국가적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전남 의대 설립의 꿈, 순천대 학생 60% 반대에 가로막혔다

 전라남도의 숙원 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었던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 간의 통합이 최종 무산됐다. 전남도의회 '통합대 국립의과대학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는 24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투표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양 대학 간 통합 추진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통합안은 지난 22일과 23일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국립목포대는 교원, 직원, 학생 모두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국립순천대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교수(찬성 56.12%)와 직원·조교(찬성 80.07%)는 통합에 찬성했으나, 학생 투표에서 반대가 60.68%로 나오면서 3개 직역 모두의 찬성이라는 판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부결로 결정됐다.전남도의회는 이번 투표 결과, 특히 학생들의 반대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에 주목하며, 그들의 우려와 고민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학사 운영의 혼란, 각기 다른 캠퍼스의 정체성 상실 문제, 그리고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질적 저하 가능성 등 현실적인 걱정들이 이번 반대 투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는 대학 통합 문제가 특정 구성원이나 단일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남 지역 사회 전체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차대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과 별개로, 지역 소멸이라는 더 큰 위기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도의회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두 대학의 통합이 무산된 단기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청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라남도가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와 직결된 운명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도 덧붙였다. 즉, 이번 통합 부결은 단순히 의대 설립이 좌초된 것을 넘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이에 따라 도의회는 국립순천대를 향해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하여, 지역 사회와 전남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아직 통합 논의를 이어갈 시간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또한 이 과정에서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책임 있는 주체로서, 대학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전남의 미래가 걸린 의대 유치의 불씨를 어떻게든 다시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