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초·중·고 한 지붕 아래?" 서울 통합학교, 웃픈 현실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학교 통폐합의 대안으로 떠오른 '통합운영학교(통합학교)'가 농어촌 지역을 넘어 서울과 같은 대도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로 다른 급별 학교를 한곳에서 운영하는 통합학교는 교육 효율성 증대와 다양한 교육 경험 제공이라는 기대를 모으지만, 현실적인 운영상의 어려움과 제도적 뒷받침 부족으로 진정한 교육 시너지 창출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전국 통합학교는 총 138개교로, 경기(20개교), 충남(19개교), 경북(16개교) 순으로 많다. 특히 서울의 경우 5년 전인 2020년에는 단 한 곳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개교로 증가하며 대도시에서도 통합학교 설립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 수 급감에 직면한 학교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대부속이화금란중·고등학교는 신입생 충원율 하락을 겪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 후 통합학교로 새롭게 출발했다.

 

통합학교는 일반적으로 1명의 교장과 각 학교급을 담당하는 교감으로 구성된 '1교장·2교감' 체제로 운영된다. 학교 시설 공유, 행정 업무 효율화, 예산 절감 등의 장점이 기대되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여러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급 간 유기적인 통합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학생이 다른 학교급 교사에게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수업 시간, 종료 시간까지 서로 달라 물리적 공간만 통합되었을 뿐 교육 과정 운영은 분리된 실정이다.

 


교육과정 연계 및 교원 간 교류 활성화도 시급한 과제다. 초·중·고 12년을 아우르는 통합 교육과정 설계와 교원 간 협력이 필요하지만, 초등 교사와 중등 교사 양성 체계가 분리되어 있어 교류가 쉽지 않다. 학교급별 교차 수업, 팀티칭 등 협력적인 교육 모델 개발이 필요하지만,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폭력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른 학교급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안전 문제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중요하다.

 

통합학교 운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서로 다른 급별 교사의 학생 지도를 허용하고, 통합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부는 통합학교 시스템 개선과 교사 연수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는 관계 법령 정비와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

 

통합학교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새로운 교육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 통합을 넘어 교육 과정, 교원 운영, 학생 지원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진정한 통합을 이루어야만 교육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미래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코리, 밀라노서 메달 정조준

인간의 의지는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빙판 위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한 남자가 기적처럼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여 맸다. 상대 선수의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에 목이 베이는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도 오직 올림픽이라는 꿈 하나로 일어선 호주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브렌던 코리의 이야기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는 이제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밀라노에서 위대한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최근 보도를 통해 호주 쇼트트랙의 간판 브렌던 코리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복귀를 앞두고 겪었던 영화 같은 회복 과정을 전했다. 코리는 이번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 그가 다시 빙판 위에 서기까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사투의 연속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가 다시 운동선수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비극적인 사고는 2025년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일어났다.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가 막바지에 다다른 마지막 바퀴, 중국의 류샤오앙이 코리를 추월하려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빙판과 충돌하며 허공으로 솟구친 류샤오앙의 스케이트 날이 뒤따르던 코리의 목을 그대로 가격한 것이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날카로운 칼날은 코리의 목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코리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내 손으로 목을 꽉 움켜쥐고 있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금만 위치가 어긋났어도 생명줄인 동맥을 건드릴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치명적인 부위는 피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목에는 두 군데의 깊은 자상이 남았고, 목소리를 내고 숨을 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갑상연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수술 후 찾아온 일상은 지옥과 다름없었다. 코리는 사고 직후 한동안 말을 할 수도, 제대로 음식을 넘길 수도 없었다. 그는 무언가를 삼킬 때마다 부러진 연골 조각이 식도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가벼운 주스 한 잔을 마시는 데도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몸이 망가졌지만, 그는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았다. 호주로 돌아온 그를 진찰한 전문의는 마치 자동차 핸들에 목을 강하게 들이받은 교통사고 수준의 부상이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사실 코리에게 부상은 낯선 손님이 아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는 본래 촉망받는 아이스하키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9년 겪은 심각한 뇌진탕 증세로 인해 정들었던 하키 스틱을 내려놓아야 했다.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호주로 국적을 바꾸는 결단을 내리며 쇼트트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종합 15위를 기록하며 호주 쇼트트랙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런 그에게 닥친 목 부상 사고는 또 한 번의 시련이었지만, 그는 이를 정신적으로 더 강해지는 계기로 삼았다.많은 사람이 빙판 위에 다시 서는 것이 무섭지 않냐고 묻지만 코리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는 사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멘털이 더욱 단단해졌으며, 다시 스케이트를 타고 링크에 들어서면 또 다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로지 레이스의 전략과 자신의 움직임에만 집중한다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 정신과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며 완벽한 복귀를 준비해왔다.이제 코리의 시선은 올림픽 메달을 향해 있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전 세계 경쟁자들의 경기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며 전략을 가다듬었다. 신체적으로는 이미 사고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코리는 지난 주말 훈련에서 몸 상태가 최고조임을 확인했다며, 경쟁자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면 충분히 시상대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끔찍한 사고의 기억을 털어내고 다시 금빛 질주를 시작한 브렌던 코리의 도전은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불사조가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 위에서 어떤 뜨거운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그의 스케이트 날 끝에 쏠리고 있다. 그의 이번 올림픽 참가는 단순한 성적을 넘어, 인간이 가진 회복 탄력성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