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점점 드러나는 尹 지시 증언 “문 부수고 의원 끌어내라”

 2025년 4월부터 진행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서 군 관계자들의 핵심 증언이 속속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다. 2023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도록 군에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여러 현역 및 전직 군인들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지금까지 출석한 군인 증인 4명 전원은 공통적으로 윤 전 대통령 혹은 그의 명을 받은 상관들로부터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라는 명령을 전달받았거나, 그 내용이 담긴 지시를 들었다고 밝혔다. 첫 공판이 열린 지난달 14일,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서 '국회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명확히 증언했다. 이어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은 "이상현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담을 넘어 국회 본관에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혀 계엄령 하 국회 장악 시나리오가 단순 지휘 계통의 오판이 아닌 상위 권력의 직접적 개입임을 시사했다.

 

김 중령은 해당 지시의 부당성을 직감하고 실행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당시 지시의 부당함에 욕설로 반응했고, 그 상황을 부하들이 들었다는 일화도 증언하며, 실제 상황의 긴박함과 혼란을 생생히 전했다.

 

2차 공판에서는 이 같은 증언이 반복되며 신빙성이 더욱 강화됐다. 조 단장은 재차 "이진우 전 사령관에게서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고, 윤 전 대통령 측이 "군사작전으로 가능한 지시냐"고 따지자 "불가능한 지시를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형기 중령 역시 "이상현 여단장이 '대통령님의 지시다'라며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가장 충격적인 증언은 3차 공판에서 나왔다.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부관이었던 오상배 대위는 윤 전 대통령과 이진우 전 사령관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 진입에 실패하자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본회의장 안에서 4명이 1명씩 의원을 들쳐업고 나오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목은 사실상 물리력으로 입법부를 강제 해산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중대한 내란 기도의 증거로 해석된다.

 

 

 

같은 날 박정환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도 증언대에 섰다. 그는 곽종근 당시 특전사령관이 헬기 출동을 독촉받으며 "헬기 12대를 대기시킬 걸 그랬다"는 말을 했고, 실제로도 "유리창을 깨고, 문을 부수고, 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이 오후 10시 47분쯤 하달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스마트폰에 메모로 남겼고, “본회의장 표결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빨리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4차 공판에서도 박 참모장은 곽 전 사령관이 상관과의 통화에서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겠다"는 복명복창을 하는 장면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전화를 받고 있는 곽 사령관의 말투에서 "상관이 장관일 것이라 판단했다"고 증언해, 이 지시가 매우 상층부에서 내려온 것임을 암시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군사법원에서도 확인됐다.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진우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올 수 있잖아'라고 말했다"며, "상황이 안 좋으니 끌어내라"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세 번째 전화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강하게 화를 내는 대통령의 언행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국회의원'이란 단어를 직접 들은 적은 없으며,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라'는 식으로 지시가 전달됐다고 부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5분경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도 추가 기소했으며, 재판부는 이 사건을 기존 내란 혐의 재판과 병합해 심리 중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5월 26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날은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적인 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법정 증언들이 사실이라면, 윤 전 대통령의 국회 무력화 시도는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고 실행 단계에 진입했던 매우 심각한 위헌적 행위였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스토킹 피해" vs "성폭력"…정희원 박사, 진실은 무엇인가?

 '노화의 종말'로 유명한 정희원 박사와 전직 연구원 A씨 간의 진실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하며 점차 격화되고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9일, 정 박사가 30대 여성 A씨를 공갈미수 및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배당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는 정 박사가 지난 10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사건에 이은 추가적인 법적 조치다. 정 박사는 A씨가 사적인 교류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협박 편지를 보내고, 아내의 근무처와 주거지 인근까지 찾아오는 등 스토킹 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정 박사에 따르면,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6월 그가 서울아산병원 위촉연구원이었던 A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A씨와 2024년 3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일시적으로 사적인 친밀감을 느끼고 교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육체적인 관계는 일절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A씨가 이혼과 결혼을 요구하며 집착했고, 이를 거절하자 2년간의 모든 수입을 합의금으로 달라는 등 공갈과 협박을 이어왔다는 것이 정 박사 측의 핵심 주장이다. 그는 A씨의 요구가 명백한 공갈 행위에 해당하여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그러나 A씨 측은 정 박사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하며 사건의 본질이 '젠더 폭력'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A씨 측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고용 관계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사용자인 정 박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인 요구를 해왔으며, 이에 대해 저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자 정 박사가 거꾸로 자신을 스토킹 가해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정 박사의 스토킹 신고는 자신의 부당한 요구와 저작권 문제를 덮기 위한 적반하장식 대응이라는 것이다.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정 박사는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는 A씨 측의 '위력에 의한 관계'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어떠한 불륜 관계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갈등의 또 다른 축인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공동 저자 등재와 인세 30% 분배로 합의하고 정산까지 완료된 사안이라며, 필요하다면 민사재판을 통해 기여도를 검증받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와 공갈미수 고소, 그리고 젠더 폭력 주장이 뒤얽힌 이번 사건을 병합하여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