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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父' 손웅정 감독 등 3명, 아동학대 혐의 3∼6개월 출전정지…우발적 참작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부친으로 알려진 손웅정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소속 코치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데 이어 축구협회로부터 출전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불거진 아동학대 의혹에 대한 후속 조치다.

 

21일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강원특별자치도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손 감독과 A 코치에게 출전정지 3개월, 손흥민 선수의 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에게는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위원회는 손 코치의 폭행 행위에 대해 '우발적이고 특별하게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 징계 결정에 따라 해당 지도자들은 징계 기간 동안 대한체육회 및 관계 단체에서 개최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징계 처분에 대해 피해 아동 측 변호인은 학대 행위가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며 '우발적'이라는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신청했다. 동시에 손 감독 등 징계 대상자 3명 역시 이번 징계 처분에 불복하여 최근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상 폭력 행위 등 인권 침해 사안은 재심을 신청하더라도 징계 효력이 유지된다.

 


앞서 피해 아동 측은 지난해 3월,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손흥윤 코치에게 코너킥 봉으로 허벅지를 맞아 상처를 입었고, 손 감독에게서 훈련 중 실수로 욕설을 들었으며, A 코치에게서도 숙소 등에서 여러 차례 체벌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손 감독 등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사건이 알려지자 손 감독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말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면서도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알아채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원은 손 감독과 손흥윤 수석코치, A 코치 등 3명에게 검찰 청구액과 같은 벌금 각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부친이 손 감독 측에 5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친은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를 고려할 때 일반적인 사건보다 높은 금액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축구협회의 징계 처분과 양측의 재심 신청으로 손웅정 감독 등을 둘러싼 아동학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 8강행 이끈 노장 투혼

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한국 대표팀이 겪었던 아픔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었다. 처참한 실패를 맛보며 1라운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던 그날의 기억은 한국 야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른바 황금세대의 퇴장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김현수와 김광현 그리고 양의지 등 1987년에서 1988년생을 아우르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대표팀은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며 재편된 2026년 WBC 대표팀 명단에 유독 눈에 띄는 이름들이 있었으니 바로 류현진과 노경은이었다.류현진은 39세 그리고 노경은은 무려 42세라는 현역 투수로서 최고령에 가까운 나이를 기록하고 있다. KBO 리그에서 여전히 훌륭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베테랑들이지만 과연 구위와 체력이 중요한 국제 무대에서도 그 통제력이 발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류지현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은 세간의 의구심을 단칼에 잘라냈다. 류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멘토 역할을 위해 이들을 부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첫째도 둘째도 오직 실력을 기준으로 선발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노장들의 발탁이 철저히 계산된 전략임을 내비쳤다. 실제로 WBC는 일반적인 리그 경기와는 전혀 다른 특수한 투구수 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1라운드에서는 투수당 최대 65개까지만 던질 수 있으며 투구수에 따른 의무 휴식일 규정도 매우 까다롭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100구 이상을 책임지는 정통 선발 투수보다 65구 내외로 3이닝에서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자원과 그 뒤를 이어 멀티 이닝을 소화해 줄 수 있는 투수의 가치가 급상승한다.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일찍이 류현진의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과 노경은의 전천후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이 이러한 규정에 가장 적합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판단했다.결과적으로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열린 대만과의 운명적인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3이닝 동안 대만 타선을 단 1점으로 묶어두며 빅게임 피처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비록 홈런 한 방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대량 실점 위기를 노련하게 넘기며 한국이 연장 10회까지 접전을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결과는 4대 5의 석패였지만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보여준 위압감은 왜 대표팀이 39세의 노장을 다시 불렀는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진정한 드라마는 호주와의 경기에서 써 내려갔다. 일본과 대만에 연이어 패배하며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만 8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선발 투수 손주영이 팔꿈치 불편함을 호소하며 단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는 돌발 악재까지 발생했다.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순간 류지현 감독은 42세의 베테랑 노경은을 긴급 호출했다. 갑작스러운 등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경은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는 천금 같은 호투를 선보이며 상대의 기를 꺾어놓았다.노경은이 멀티 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에 한국은 불펜 운영에 숨통을 텄고 결국 극적인 역전승과 함께 8강행 티켓을 거머쥐는 기적을 일궈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해묵은 격언이 그라운드 위에서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국제 대회의 중압감과 특수한 규정의 제약을 노장들의 노련함과 실력이 메워준 것이다. 팬들은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다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이제 시선은 이어지는 8강전으로 향하고 있다. 단판 승부로 결정되는 토너먼트의 특성상 경험 많은 노장 투수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류현진의 칼날 같은 제구력과 노경은의 헌신적인 투구가 8강 무대에서도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르네상스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불꽃을 태우고 있는 이들의 역투는 한국 야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