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푸틴과 2시간 통화..외신 "큰 성과 없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태도를 보이며 협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맥스 부트 칼럼을 인용해 트럼프가 푸틴에게 속고 있으며,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푸틴의 협상 전략에 휘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칼럼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방해해 왔다. 실제로 지난 3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측이 제안한 30일간의 휴전안에 동의했으나 푸틴은 이를 거부했다. 그는 ‘분쟁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근본 원인’이란 사실상 러시아의 전쟁 목표를 암시하는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군사력 제한, 일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완전한 통제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는 지난 3월 30일 러시아의 태도에 분노를 표하며 석유 수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지만, 이후 50일이 넘도록 제재는 이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19일 푸틴과의 2시간 통화 직후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즉시 휴전 협상에 돌입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종전에 대한 의사를 밝힌 적이 없으며, 푸틴은 여전히 전쟁 지속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도 성과 없이 끝났고, 러시아 측 수석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러시아는 영원히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푸틴에게는 “대화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역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푸틴을 비판하는 대신 실리를 강조했다.

 

 

 

부트 칼럼니스트는 트럼프가 전쟁이 지속되는 핵심 원인이 푸틴의 전쟁 지속 의지에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러시아가 전투를 멈추면 전쟁은 끝난다”는 명백한 사실조차 트럼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푸틴이 트럼프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그저 따라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칼럼은 트럼프가 실제로 전쟁을 끝내고자 했다면 푸틴에게 실질적인 압박을 가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유럽 국가들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 약 3,0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도록 유도하거나,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제재해 경제를 마비시키고, 우크라이나에 무제한 군수 지원을 약속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푸틴에게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신호를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9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면서도 전쟁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장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럼에도 푸틴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 하에 전쟁을 계속할 태세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방위 산업의 급격한 성장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2022년 10억 달러 규모였던 우크라이나의 방위 산업 생산은 2025년 350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드론 생산은 연간 450만 대를 목표로 거의 완전 자급 체계에 돌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최전선에서 사용하는 무기의 약 40%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의 추가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이 수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원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공습 방어용 탄약과 정보 제공에서 미국의 역할은 결정적이며, 이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버틸 수 있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점차 독자 생존 능력을 키우고 있지만, 트럼프의 종전 중재가 실패할 경우에도 전황에는 결정적인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의 ‘협상가 이미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칼럼은 협상의 기본 원칙은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푸틴이 트럼프를 바보처럼 다루고 있음에도 트럼프는 여전히 이를 깨닫지 못한 채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 직원 재택근무"…카카오 이어 네이버까지, 판교 덮친 '폭발물' 공포

 카카오에 이어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까지 폭발물 설치 협박의 대상이 되면서 IT 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카카오 판교 사옥에 대한 협박에 이어 하루 만에 협박 대상이 네이버 본사 및 카카오 제주 본사까지 확대된 것이다. 협박범은 전날과 동일인으로 추정되며, 또다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이은 테러 예고에 카카오와 네이버는 즉각 본사 근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거나 전환 조치하며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 나서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이번 협박 사건은 18일 오전 8시 48분경 카카오 고객센터(CS) 게시판에 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자신을 광주광역시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카카오 판교 아지트와 제주 본사, 그리고 네이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A군의 명의를 도용한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 경찰 확인 결과, 실제 A군은 이미 지난 8일 자신의 명의가 도용당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마친 피해자였으며, 해당 사건은 현재 광주경찰청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범인이 아무 관련 없는 학생의 신상을 도용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경찰은 전날 카카오 판교 사옥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던 인물과 이번 네이버 협박범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카카오 판교 사옥에 대한 협박이 이번이 세 번째인 점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성남시 분당 지역에 위치한 건물들에 대한 위험성은 낮은 것(2단계 저위험)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하는 별도의 정밀 수색은 진행하지 않고, 대신 순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 새롭게 협박 대상으로 지목된 카카오 제주 본사에 대해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폭발물 처리반(EOD)이 현장에 즉각 출동하여 폭발물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제주 본사에 근무 중이던 직원 11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카카오는 즉시 제주 근무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이러한 명의 도용을 이용한 테러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5일에도 자신을 한 고등학교 자퇴생이라고 밝힌 B씨 명의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고, 회사 고위 관계자를 사제 총기로 살해하겠다"는 구체적인 협박 글이 올라와 전 직원이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등 큰 소란이 있었다. 그런데 이 B씨 역시 자신의 명의가 도용된 것이라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고한 청소년들의 신상을 방패 삼아 연쇄적으로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범죄 행각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