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와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에 '유길준 한국실' 새단장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유서 깊은 피보디에식스박물관(Peabody Essex Museum, PEM)이 한국실을 새롭게 단장하고 일반에 공개했다. 특히 이번 개편을 통해 한국 최초의 국비 유학생이자 근대 개화 사상가인 유길준 선생의 업적을 기려 '유길준 한국실'로 명칭을 변경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의 한국실은 약 232㎡(70평) 규모로 확장되었으며, 이는 2007년 이후 약 18년 만에 이루어진 대대적인 변화다. 1799년 설립된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초기 국제 무역을 통해 아시아 예술 및 민속 유물을 활발히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세기 조선의 개항기 이후 한국과 미국 간의 인적 교류를 통해 수집된 한국 유물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새롭게 문을 연 한국실에는 100여 점의 귀중한 한국 유물들이 전시된다. 유길준 선생의 젊은 시절 초상화와 그가 에드워드 모스 박사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조선 내무부가 미국인 선교사에게 선물했던 육각 은제함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한국실 재개관은 한국 미술 전문 큐레이터인 김지연 씨의 주도로 진행되었다. 박물관은 자체 예산을 투입하여 국내외 현대 작가들의 작품 15점을 구입했으며, 이 중 10점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을 비롯해 정연두, 양숙현, 데이비드 정, 원주 서 등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한국 예술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의 새로운 한국실이 더 많은 미국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풍부한 역사와 뛰어난 예술을 알리는 창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양국 간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승률 95%, 상금 15억…'스피드 3위' 안세영의 압도적 지배

 2025년은 그야말로 '안세영의 시대'였다. 세계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 삼성생명)이 시즌 최종전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정상에 오르며 한 해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숙적인 야마구치 아카네를 연파하고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결승에 올라 왕즈이마저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 하지만 최근 BWF가 공개한 세부 지표는 그녀가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선수는 아니라는 역설적인 사실을 보여주며, 오히려 그녀가 왜 무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했다.모두의 예상과 달리 안세영은 파워와 속도 부문에서 최정상이 아니었다. 월드투어 파이널을 기준으로 집계된 스매싱 최고 속도에서 안세영은 시속 357.1km를 기록해 전체 3위에 머물렀다. 1위는 시속 376.3km라는 경이로운 속도를 기록한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이었다. 하지만 이 지표는 안세영의 패배가 아닌, 그녀의 진정한 무서움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자신보다 시속 20km 가까이 빠른 강스매시가 날아와도 이를 완벽하게 받아내고, 되레 역습으로 연결해 포인트를 따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아무리 파괴적인 공격을 시도해도 '거미줄 수비'로 불리는 그녀의 끈질기고 안정적인 리시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이 데이터로 명확히 입증된 것이다.이 데이터는 동시에 안세영의 놀라운 스타일 변화까지 보여준다. BWF가 공개한 스매싱 속도 순위에서 안세영은 3위뿐만 아니라 6위(시속 340km), 8위(시속 337km), 9위(시속 336km)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는 그녀가 더 이상 수비에만 의존하는 선수가 아님을 증명한다. 올 시즌 수비형에서 탈피해 빠른 박자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장착했고, 그 중심에 리그 최상위권의 파워를 자랑하는 스매싱이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철벽 수비에 강력한 공격력까지 더해지면서, 상대 선수들은 그녀의 코트 위에서 그 어떤 활로도 찾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결과적으로 스매싱 최고 속도 1위가 아니라는 사실은 안세영에게 약점이 아닌, 그녀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증명하는 '훈장'이 된 셈이다. 올 시즌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남녀 통틀어 역대 최고 승률(94.8%)을 기록했으며,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돌파하는 등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중국 언론마저 "상식을 벗어난 정신력", "안세영의 모든 부분에 공포를 느낀다"고 극찬할 정도로, 가장 빠른 공을 가장 완벽하게 지배하는 그녀의 존재감은 전 세계 선수들에게 극복 불가능한 벽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