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김문수, 성차별 발언 도마 위..‘미스 가락시장’ 발언 논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성차별적 발언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같은 당 배현진 의원에게 ‘미스 가락시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사실상 외모를 홍보 수단으로 언급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시장에도 다른 것보다 홍보대사가 한 분 계시면 홍보가 많이 된다”며 “배현진 의원 같은 분이, 여기 배현진 의원은 미스 가락시장 좀 뽑았으면. 홍보대사로”라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동작도 덧붙였다. 상인이 “(배 의원이 시장에) 자주 온다”고 답하자 김 후보는 손으로 임명장을 그리는 제스처를 하며 “상인회에서 배현진 의원을 가락시장 홍보대사로 임명장 하나 (주시라)”고 덧붙였다. 이에 배 의원은 웃으며 “시켜주시면 감사한데”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어 “지역에 다녀도 나는 안 보고 배현진 의원만 많이 봐”라며 배 의원의 외모를 부각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이 같은 발언은 빠르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X(옛 트위터) 등에서는 “다선 여성 국회의원도 ‘미스 가락시장’ 취급을 받는다”, “1980\~90년대 사고방식이다”, “2025년에 사람의 됨됨이를 이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표현이 있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쭉쭉빵빵, 춘향이 XXX 발언이 생각난다”, “아직도 안 변했다”는 등 과거 김 후보의 막말 전력을 지적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정치권의 반응도 즉각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으로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봉건 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관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는 즉각 사과하고 언행을 자중해야 한다”며 “성평등 인식을 새로 정립하고 국민 앞에 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문수 후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이 공개한 ‘김문수 망언집’에 따르면, 그는 2010년 서울대 강연에서 “소녀시대는 쭉쭉빵빵이다”, 2011년에는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XXX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2018년 서울시장 후보 시절에도 “여성은 매일 씻고 다듬고 피트니스도 해야 한다”는 외모 중심 발언을 했고, 동성애를 ‘담배보다 해롭다’, ‘에이즈 감염과 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도 한 바 있다. 2023년에도 청년 콘서트에서 “젊은이들이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말해 시대착오적 인식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발언이 논란이 된 12일,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의 ‘출산 가산점’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한 유권자의 항의 문자에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회신해 젠더 역차별 논란을 야기했고, 결국 선대위 유세본부 부본부장직을 사퇴했다.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즉각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발언에 대해 해명보다는 해석의 문제로 선을 그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고려한 발언으로 성차별을 의식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체 맥락을 보면 진의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여야 후보 모두 성차별적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권자들의 성인지 감수성과 젠더 의식을 무시한 발언은 치명적인 설화로 번지고 있다. 짧은 선거 일정 속에서 각 당은 설화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부 인사의 구시대적 인식이 선거판 전체의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파리바게뜨 모기업 SPC, 또 노동자 죽었다... 3년간 3명 사망한 '죽음의 공장'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경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기계 작업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현장에서 사망했다.사고 당시 A씨는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있던 동료 작업자들이 긴급하게 대응했으나, 사고 직후 A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공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목격자들의 진술을 수집 중이다.경찰은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사고 책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SPC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일련의 산업재해 중 최근 사례로, 기업의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SPC 그룹 계열사의 산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0월에는 평택에 위치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공장에서는 50대 여성 근로자가 작업 중 손가락이 기계에 끼여 골절상을 입었으며, 20대 외주업체 직원은 컨베이어벨트가 내려앉는 사고로 머리를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평택 SPL 사망사고 발생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3년 8월, 성남에 위치한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여성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SPC 그룹의 안전관리 시스템과 근로환경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노동계에서는 이러한 사고가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업의 안전 투자 부족과 노동자 안전교육 미비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심야시간대 작업 중 발생한 이번 사고는 야간 근무 시 안전관리 체계의 취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고용노동부는 SPC 계열사의 반복되는 산재 사고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할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단체들은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실질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식품제조업계 전반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