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일방적 휴전일 시작..트럼프 "30일간 휴전 촉구"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인 5월 8일부터 3일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 없는 30일간의 휴전"을 다시 한번 제안하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한다"며, 만약 이 휴전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은 추가적인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서, 이 휴전이 "책임감 있게 진행되어야 하며, 평화 협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비슷한 제안이 있었으며, 당시 우크라이나는 즉시 이를 수용했지만, 러시아는 군사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 전승절을 맞아 러시아는 일시적인 휴전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장기적인 휴전 제안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협상장에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압박했다. 그는 "러시아가 아직 점령하지도 않은 영토를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는 러시아가 제시한 초기 평화안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을 의미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오늘부터 30일간의 휴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려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면, 우리는 어떤 형태의 회담에도 열린 자세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중단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며,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휴전이 선언된 8일, 러시아는 오전 0시부터 10일 자정까지 72시간 동안 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전승절 열병식이 진행된다. 이날 열병식에는 중국,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27개국의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 기간 동안 최소 15명의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진 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지속 가능한 글로벌 안보 관점을 옹호하고 있으며, 각국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존중하고, 위기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회담을 시작할 의향이 있으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승절 휴전 선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제안은 국제 사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료와 평화 협정 체결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장기적인 평화 협정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이재명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김문수 "경제무능 드러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소상공인 업계의 반발을 샀고, 이에 대해 여권 인사들과 자영업자들은 잇달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열릴 경제정책 TV토론을 앞두고 이 같은 논란은 여야 간 정면 충돌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논란의 발단은 이 후보가 지난 16일 유세 중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그는 “5만 원 받고 닭죽을 팔아봐야 3만 원 남는다. 그런데 커피 한 잔은 8천 원에서 만 원을 받는데 원가가 알아보니 120원”이라며 소득 대비 고수익 업종의 예시로 커피 판매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커피의 ‘원가’를 단순한 원두값으로 축소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경제적 개념인 원가는 원자재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세금, 유지비, 기계 감가상각 등을 포괄하는데, 이를 무시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SNS에서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카페를 차릴 것”이라며 “워렌 버핏도 한국에서 카페 차렸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 후보가 대장동·백현동 같은 불법 개발사업 대신 카페를 차렸다면 지금보다 나라가 더 나았을 것”이라는 날 선 발언도 덧붙였다.국민의힘 지도부도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카페 사장들을 폭리 업자로 몰고 있다”며 “원가는 상품 제조·판매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포함하는데, 이 후보는 단지 ‘원두값’만 보고 커피 원가를 논한 것 같다. 이런 수준으로 나라 경제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도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무시하고 국민을 조롱하는 민생 무시”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 후보의 계산기에는 인건비, 임대료, 자영업자의 피눈물조차 입력되어 있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추경호 전 원내대표 역시 가세해 “커피 원가는 120원인데 판매가는 1만원이라며 마치 자영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악의적”이라며 “그 정도 경제 상식으로는 나라 살림을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 주진우 의원은 “자영업자는 서민이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을 원두값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현실 인식의 부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잇따랐다. 김혜수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카페 사장들의 생존 현실을 모욕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120원은 터무니없는 수치다. 임대료, 전기세, 직원 급여 등 고정비용을 외면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김민석 청년대변인도 “자영업자들의 고된 노동이 원두값 120원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인식은 무지의 산물”이라고 했다.실제 자영업자들도 현실적 수치를 들며 이 후보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은 카페를 직접 운영 중인 경험을 바탕으로, “1kg에 3만3000원짜리 원두를 쓰고, 아메리카노 한 잔에 21g을 사용한다”며 “버려야 할 원두와 로스(loss)를 감안하지 않아도 원가가 693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인건비만 10만 원이 넘고, 임대료, 전기세, 수도세, 통신비, 부가세, 대출 이자까지 감당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발언은 자영업자들을 바가지 장사꾼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은 진화에 나섰다. 공보단은 “이 후보는 5년 전 가격 기준으로 원두 원가를 언급한 것일 뿐, 인건비나 부자재비, 제반 비용을 배제한 것이 아니며 맥락은 자영업자의 생계를 보장하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 수치를 근거로 산업 전체를 판단하는 위험성과, 대선 후보로서 발언의 무게를 간과한 무신중함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커피 한 잔을 둘러싼 이번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았다. 치열한 유세전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민심을 자극한 이번 논란은 향후 대선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층의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후보들의 경제 인식과 발언 하나하나가 뜨거운 감자가 된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120원’ 발언은 현실 경제와 정치적 상징성이 교차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