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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법원에 SOS.."후보 박탈하려 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문수가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서며, 직접 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지위인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해당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날 김민서 전북 익산시갑 당협위원장 등 일부 당내 인사들이 제기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과는 별개로, 김 후보 본인이 대선 후보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독자적 대응이다.

 

김 후보는 자신이 당의 합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통령 후보임을 주장하며, 당 지도부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에 불응한다고 해서 그 지위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후보 단일화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지에 기반해야 하며, 이를 무시한 채 다른 후보와의 강제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이는 명백한 권한 침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런 방식이 강행될 경우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김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후보들은 일주일 동안 선거운동을 펼쳐 국민이 평가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오는 11일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단일화를 압박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더 이상 강제 단일화라는 미명하에 저를 끌어내리려는 시도에서 손을 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 역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김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하고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한 모습이었다”며 “그동안 민주화 투사로 알았던 김 후보의 행동이 의심스럽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 후보는 같은 날 오후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2차 단일화 회동을 국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김 후보의 제안에 따라 성사되었으며, 단일화 논의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후보 측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단일화 절차는 큰 제동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신동욱은 이에 대해 "정당의 정치적 결정에 법원이 개입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내부 갈등으로 비치는 점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김 후보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국민의힘이 억지로 끌어내리고 법적 절차에 돌입하면, 김 후보가 100% 이길 것"이라며 김 후보의 법적 우위를 점쳤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낸 전국위·전대 가처분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대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들은 “가처분이 인용되면 한 후보와의 단일화는 무산될 수 있다”며 “법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협의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반대로 기각될 경우, 지도부는 전국위 및 전대를 예정대로 개최하고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김 후보가 추가적인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헌상 이를 제도적으로 막을 뚜렷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김 후보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법원에 지위 확인을 요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미 정당한 절차를 거쳐 후보로 확정됐는데, 당 지도부가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서는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며, 당헌 제74조에 근거한 후보의 권한을 주장했다. 김 후보 캠프는 해당 조항이 인쇄된 자료를 취재진에 배포하며 법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법적 대응을 통해 단일화 시점을 지연시키고, 이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는 비대위 해체와 전당대회 중지를 노릴 수 있다”며 “결국 시간 싸움에서 버티는 것이 전략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선 후보 마감이 임박한 시점에서 국민의힘 내분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으며, 법원의 판단과 후보 간 회동 결과에 따라 향후 대선 판도는 급변할 수 있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재명 "실용 외교로 외교안보 강국 만들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6일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며, 실용과 국익을 중심으로 한 외교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과거 불법 계엄 사태로 훼손된 한미동맹의 신뢰 기반을 복원하고,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과거사와 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사회·문화·경제 분야에서는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접근을 통해 일관된 한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이 후보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요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 하에서 악화된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가임을 강조하며, 경제적 이해와 안보적 고려를 균형 있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미러 관계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국익 중심의 한러 관계 설정과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를 통해 안보와 기업 활동을 동시에 고려한 실용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했다.경제안보 분야에서도 이 후보는 보호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도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선, 방산, 첨단산업 등 전략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되, 관세 협상에서는 상호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경제·안보 현안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민관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복잡한 국제 환경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외교 체제 전반의 혁신도 공약에 포함됐다. 이 후보는 여야 대표가 정례적으로 만나는 외교 협의체를 구성하고, 초당적 외교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실용 중심의 순방 외교를 위해 수행단 규모를 합리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아울러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외교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긴장 완화와 비핵화, 평화 공존을 지향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남북 간 군사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을 복원해 긴장 유발 행위를 상호 중단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는 물론, 국제사회와의 다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이산가족 상봉, 납북자 문제, 북한이탈주민 등 분단으로 인한 인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 주민 인권 문제 역시 정면으로 언급하며 실질적인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이는 기존 더불어민주당이 다소 소극적으로 접근해온 사안을 이 후보가 직접 꺼내들며 외연 확장 전략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국방 분야에서도 이 후보는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12·3 불법 계엄 사태로 실추된 국군의 위상을 복원하고, 문민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군 인사 시스템을 개선해 다시는 군이 정치적 도구로 동원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병역 제도는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해 국민개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가 ‘징집병’과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전문성과 숙련도를 높이는 동시에 병역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군 간부 처우 개선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당직근무비를 일반 공무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초급 간부에 대해선 급여 현실화 및 주거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원격강좌 수강료 전액 지원, 병역 기간 동안 국민연금 반영 등도 병역 복무자의 복지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성범죄 근절을 포함한 장병 인권 보호 대책 마련도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이 후보는 안보와 인권, 국익을 아우르는 실용 외교·안보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