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드디어 베네치아 건축비엔날레 한국관, '집의 시간' 이야기 시작!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건축 축제, 제19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관 전시가 현지시간으로 10일 드디어 베일을 벗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건축큐레이터 정다영, 김희정, 정성규로 구성된 씨에이씨(CAC)가 예술감독을 맡아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라는 정겹고도 깊이 있는 주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건축가 김현종(아뜰리에케이에이치제이),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양예나(플라스티크판타스티크), 이다미(플로라앤파우나)가 참여하여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관 건물의 건축적 조건과 공간적 특성을 탐구하고 조명하는 작업을 각자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 건물이 가진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한국관 자체를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는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맞는 매우 의미 있는 해다. 이를 기념하고 한국관의 역사적 의의와 미래 비전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건축 포럼도 베네치아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관 공동설계자인 프랑코 만쿠조를 비롯해 2014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았던 조민석 건축가, 그리고 2002년 커미셔너였던 김종성 건축가 등 한국관의 역사와 함께 해온 주요 인물들이 발제자로 참여하여 한국관 공간의 의미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귀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3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관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아카이브 북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1996-2025'도 발간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이 책에는 역대 건축전 커미셔너 및 예술감독의 전시 서문과 주요 전시 개요가 수록되어 있으며, 한국 건축계의 거장인 강석원, 김종성, 승효상 건축가 등과의 인터뷰도 담겨 있어 한국 건축이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통해 걸어온 길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한다.

 

한편, 제19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전체는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라티가 총감독을 맡아 '지성적·자연적·인공적·집단적'(Intelligent. Natural. Artificial. Collective.)이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로 오는 11월 23일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한국 출신으로 아이브이에이에이아이유(IVAAIU), 프라우드(PRAUD), 행림건축이 참여하여 국제 건축계에 한국 건축의 현재와 역량을 선보이며 위상을 높일 예정이다.

 

한국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국제적인 위상을 확인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이번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국내외 건축계와 대중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대 뚫은 자퇴 곡선… 강남3구서 '정시 직항' 탑승 늘었다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이른바 '강남3구') 일반고에서 공교육을 중도 이탈하는 비율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며, 상위권 일부 학생들의 ‘자퇴 → 검정고시 → 수능 정시’ 진입 경로가 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교육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2024년(잠정) 강남구와 서초구 일반고 학업중단율은 각각 2.7%, 송파구는 2.1%로 집계됐다. 단순 수치로 보면 재학생 100명당 두세 명이 정규 고교 과정을 떠난 셈이다. 학업중단율은 자퇴·미인정 장기결석·퇴학 등을 포함하는 지표다.상승 곡선도 뚜렷하다. 강남구는 2021년 1.4%에서 2022년 1.9%, 2023년 2.2%, 2024년 2.7%로 3년 연속 상승했고, 서초구는 2021년 1.3% → 2022년 2.4%로 급등한 뒤 2023년 1.8%로 숨 고르기를 했지만 2024년 다시 2.7%로 뛰었다. 송파구 역시 2021년 1.0%, 2022년 1.6% 이후 2023·2024년 2.1%를 연속 기록하며 2%대에 안착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상승 초입이 아니라 ‘수준 전환(level shift)’을 의심할 구간”이라고 평가했다.배경으로는 입시 구조 변화, 특히 수도권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가 거론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사례 등으로 수시 전형 공정성 논란이 커진 뒤 정시 선발 비율이 상향되는 정책 방향이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대학 상당수가 실질적으로 합격자의 절반 안팎을 수능 중심 전형에서 채우는 구조가 정착했다는 것이 현장 진단이다. 이 과정에서 내신에서 이미 손실을 본 상위권 일부 학생이 ‘학교 수업 시간 유지’보다 ‘정시 집중 전환’이 효율적이라는 계산을 하게 되고, 그 극단적 선택이 조기 자퇴 후 검정고시 합격과 대형 입시 학원 커리큘럼 결합이라는 설명이다. 학원·컨설팅·스터디 공간이 밀집한 강남3구의 사교육 인프라가 이러한 전략 전환의 하방 위험(리스크)을 낮춰 ‘기회비용’ 재평가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분석도 있다. 현장에서는 이들을 속칭 ‘정시 파이터’라 부른다.이 같은 흐름을 시사하는 간접 지표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 증가가 지목된다. 올해 3개 대학 신입생 가운데 검정고시 경로로 입학한 인원은 259명으로 전년 대비 37% 늘어 최근 8년 사이 최다였다. 절대 규모가 전체 입학생 대비 아직 크지 않더라도 증가율·최고치 갱신 자체가 신호라는 것이다.제도적 요인으로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함께 적용되는 5등급 내신 체계가 거론된다. 상위 10%를 확보하지 못하면 곧바로 11~34% 구간인 2등급으로 분류되는 구조에서 학생·가정이 체감하는 ‘위치 하락 폭’이 커져 조기 전략 수정(자퇴 포함) 압박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기존 9등급 체계 대비 중상위권 세분화가 약화되면서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오히려 외부(사교육·독학) 전환 비용-편익 계산이 유리하게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이라도 전 과목 1등급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략 수정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자퇴 증가는 고교 교육 공동체 약화를 불러올 수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5등급 체계 하에서 '1등급 잔류 vs 2등급 전락' 경계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보정 장치와, 학교 내 즉각적 심화·보충 트랙 가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