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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지도자까지 연루? 하키협회 도박 의혹에 '승부 조작' 우려 확산

 대한하키협회 관계자들이 전국 규모 대회 기간 중 숙소에서 카드 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협회 소속 심판과 지도자가 함께 도박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경기 승부 조작 등 공정성 훼손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과 23일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제44회 협회장기 전국남녀하키대회 기간 중 협회 고위 관계자, 상임 심판, 심판위원회 부위원장, 강원도체육회 관계자, 그리고 중학교 팀 지도자 등 6명이 대회 숙소에서 카드 도박을 했다는 민원이 협회에 접수됐다. 민원은 유선과 이메일로 복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기간 중 협회 관계자들이 연이틀 도박판을 벌였다는 사실은 당시 도박에 참여했던 인물이 다른 지도자들에게 이를 자랑처럼 이야기하면서 알려졌다. 수십만 원대의 판돈이 오갔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나오면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퍼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도박에 심판과 지도자가 얽혀 있다는 점이다. 제보된 인물 중 한 명인 상임 심판은 실제로 해당 지도자가 이끄는 팀의 경기에 두 차례 심판으로 배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키계 일각에서는 심판과 지도자가 함께 도박을 하면서 금전적 이해관계가 얽혔을 가능성, 나아가 특정 팀에 유리하도록 승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도 연루됐다는 전언이다.

 


협회는 민원 접수 후 질서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해당 심판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 했으나, 심판은 도박 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해당 사안을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키계 내부에서는 협회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6명이 연루됐다는 제보에도 불구하고 특정 심판 한 명에게만 사실 확인을 시도한 점,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스포츠윤리센터에도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관련 제보가 접수돼 조사관이 배정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취임한 성용식 신임 회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협회 운영과 한국 하키 재건을 약속했지만, 취임 3개월여 만에 협회 관계자들의 도박 추문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직면하게 됐다. 올림픽 출전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침체된 한국 하키가 협회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행태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와 스포츠윤리센터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 소재가 명확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

 

김문수, 성차별 발언 도마 위..‘미스 가락시장’ 발언 논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성차별적 발언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같은 당 배현진 의원에게 ‘미스 가락시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사실상 외모를 홍보 수단으로 언급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김 후보는 이날 “시장에도 다른 것보다 홍보대사가 한 분 계시면 홍보가 많이 된다”며 “배현진 의원 같은 분이, 여기 배현진 의원은 미스 가락시장 좀 뽑았으면. 홍보대사로”라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동작도 덧붙였다. 상인이 “(배 의원이 시장에) 자주 온다”고 답하자 김 후보는 손으로 임명장을 그리는 제스처를 하며 “상인회에서 배현진 의원을 가락시장 홍보대사로 임명장 하나 (주시라)”고 덧붙였다. 이에 배 의원은 웃으며 “시켜주시면 감사한데”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어 “지역에 다녀도 나는 안 보고 배현진 의원만 많이 봐”라며 배 의원의 외모를 부각하는 발언을 반복했다.이 같은 발언은 빠르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X(옛 트위터) 등에서는 “다선 여성 국회의원도 ‘미스 가락시장’ 취급을 받는다”, “1980~90년대 사고방식이다”, “2025년에 사람의 됨됨이를 이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표현이 있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쭉쭉빵빵, 춘향이 XXX 발언이 생각난다”, “아직도 안 변했다”는 등 과거 김 후보의 막말 전력을 지적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정치권의 반응도 즉각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으로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봉건 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관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는 즉각 사과하고 언행을 자중해야 한다”며 “성평등 인식을 새로 정립하고 국민 앞에 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김문수 후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이 공개한 ‘김문수 망언집’에 따르면, 그는 2010년 서울대 강연에서 “소녀시대는 쭉쭉빵빵이다”, 2011년에는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XXX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2018년 서울시장 후보 시절에도 “여성은 매일 씻고 다듬고 피트니스도 해야 한다”는 외모 중심 발언을 했고, 동성애를 ‘담배보다 해롭다’, ‘에이즈 감염과 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도 한 바 있다. 2023년에도 청년 콘서트에서 “젊은이들이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말해 시대착오적 인식 논란을 일으켰다.이번 발언이 논란이 된 12일,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의 ‘출산 가산점’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한 유권자의 항의 문자에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회신해 젠더 역차별 논란을 야기했고, 결국 선대위 유세본부 부본부장직을 사퇴했다.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즉각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발언에 대해 해명보다는 해석의 문제로 선을 그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고려한 발언으로 성차별을 의식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체 맥락을 보면 진의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여야 후보 모두 성차별적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권자들의 성인지 감수성과 젠더 의식을 무시한 발언은 치명적인 설화로 번지고 있다. 짧은 선거 일정 속에서 각 당은 설화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부 인사의 구시대적 인식이 선거판 전체의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