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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심 대란 틈타 어르신 등친 대리점? 고가폰 강매에 서명 위조까지

 SK텔레콤(SKT) 해킹 사태로 인한 유심 교체 대란을 틈타 일부 대리점에서 고객에게 고가 휴대전화 기기 변경을 강매하고 계약 서류를 위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60대 고객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리점을 찾았다가 피해를 본 사례가 알려지면서 취약 계층을 노린 불법 영업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8일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SKT 가입자인 60대 A씨는 지난달 29일 유심 교체를위해 서울 중랑구의 한 대리점을 방문했다. 하지만 대리점 직원은 유심 재고가 소진됐다며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권했고, 더 나아가 A씨에게 "갤럭시 S24 울트라로 기기를 변경하면 요금제가 더 저렴해진다"고 설명하며 기기 변경을 유도했다.

 

결국 A씨는 유심 교체는 하지 못한 채 169만8400원 상당의 갤럭시 S24 울트라를 36개월 할부로 구매했다. 대리점에서 나올 때 받은 계약서는 단 한 장뿐이었으며, 요금제명, 청구 금액, 휴대폰 구입비 등 주요 항목이 대부분 빈칸으로 남아 있었다. 심지어 A씨가 요청하지 않은 웨이브, 플로 등 부가서비스 가입 내역만 기재돼 있었다.

 

A씨의 딸 B씨는 다음날 대리점을 찾아 계약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직원은 개봉한 기기의 원상복구를 언급하며 철회를 어렵게 만들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단순 변심으로 포장을 뜯은 스마트폰도 개통 철회가 가능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B씨가 세부 계약 서류를 요구하자 대리점 측은 권한 문제로 즉시 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A씨는 다른 대리점을 방문해 세부 계약 서류를 출력했고,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서류에는 항목마다 총 20여 차례 A씨의 이름 또는 서명이 적혀 있었는데, 이는 A씨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며 당일 받은 한 장짜리 서류의 필체와도 명확히 달랐다. 5G 서비스 안내 확인란에도 A씨의 필체가 아닌 글씨로 '안내받았음'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A씨는 다른 서류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는 SKT 고객센터에 서류 날조에 대해 항의했지만, 고객센터는 "고객님의 서명이 들어가 있어 정상적인 계약으로 볼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 조사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내놨다. 대리점 직원들은 B씨에게 "기기를 저렴하게 사려는 고객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비방 목적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결국 A씨 부녀는 지난달 30일 대리점 직원 2명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 접수 일주일 만인 지난 7일, 대리점 측은 A씨의 단말기 변경 계약을 철회했다. 대리점 관리자는 A씨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사의 취재가 시작되자 SKT 본사 차원에서도 해당 대리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SKT 측은 유심 교체 고객에게 추가 권매를 가이드한 적 없으며, 고객이 원치 않는 서비스 가입이나 변심 철회는 규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A씨는 "딸이 도와줘서 계약을 철회했지만 다른 어르신들은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번 사건은 통신 대리점의 불법 영업 행태와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피해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도심 불교문화재 ‘초비상’.."국보·보물 피해 없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10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와 문화재 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2분쯤 조계사 인근 4층 규모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출동한 소방 당국은 약 1시간 35분 만인 오전 11시 57분 완진을 선언했다.신고 접수 직후 소방과 구청, 경찰 인원 306명과 장비 55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섰고, 오전 10시 39분에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5분 후 긴급구조통제단도 설치하는 등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 건물 안에는 스님과 종무원, 방문객 등 약 300명이 있었으나 모두 자력으로 안전하게 대피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정기 회의를 하던 중 화재 경보가 울려 전원이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이번 화재는 조계사나 인근 불교중앙박물관으로까지 번지지 않아, 박물관에 전시 중인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 33점 역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 지하에는 국보와 보물 등 귀중한 문화재가 전시돼 있었으나, 불길이 전시관과 수장고로 확산되지 않았다”며 “다만 연기 등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문화재 이운 작업을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이날 긴급 반출된 문화재는 총 8점이며, 이들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로 안전하게 옮겨졌다. 관계자들은 “박물관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문화재를 다시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시된 국보와 보물급 유물들은 모두 유리 차단막 내부에 보관돼 있어 직접적인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을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에서 불꽃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 차량 35대와 소방 인력 142명이 투입되어 신속하고 조직적인 진화에 나섰다. 오후가 되어 대응 1단계는 해제됐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불교중앙박물관은 ‘호선 의겸: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특별기획전을 진행 중으로, 전국 사찰에서 모인 다양한 불교 문화유산을 보관하고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대표 문화재로는 국보인 순천 송광사의 ‘영산회상도’와 ‘팔상도’, 보물인 여수 흥국사의 ‘십육나한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총 33점에 달하는 국보 9점과 보물 9점이 포함된 귀중한 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다.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 스님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다행히 화재가 전시관과 수장고로 확산되지 않아 귀중한 문화재들이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며 “앞으로 박물관의 안전과 보안이 확실히 확보된 뒤 문화재를 다시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화재 당시 국제회의장에서는 정기회의가 진행 중이었으며, 회의 참석자들과 박물관 방문객 등 총 300명이 자력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계종 측은 이번 화재로 조계사 사찰 건물이나 박물관 주요 시설로 불이 옮겨붙지 않은 점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소방 당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보존 안전 대책 강화와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이뤄진 이운 작업은 국가유산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의 협조 아래 진행되고 있다.이번 조계사 인근 국제회의장 화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했지만, 신속한 대응과 시민 및 관계자들의 침착한 대처 덕분에 큰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재발 방지와 안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