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어쩌면 해피엔딩' 뉴욕 비평가들 마음 훔쳤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준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브로드웨이의 심장부에서 또 하나의 낭보를 전했다. 이 작품이 현지 시각으로 8일 발표된 제89회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New York Drama Critics' Circle Awards)에서 최고 영예인 최우수 뮤지컬상(Best Musical)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한국 극작가가 창작의 주축이 된 작품이 이 권위 있는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K-뮤지컬의 위상을 브로드웨이 본토에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상'은 1936년부터 매년 뉴욕의 주요 드라마 비평가들이 모여 그해 브로드웨이 및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작품 중 최고의 연극과 뮤지컬을 선정하는, 미국 공연계에서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토니 어워즈와 함께 브로드웨이 시즌의 주요 성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협회 소속 비평가들의 엄격한 심사와 투표 과정을 거쳐 올해의 최우수 뮤지컬로 최종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의 극작가 박천휴와 미국의 작곡가 윌 애러슨이 의기투합해 창작한 작품이다. 한국과 미국의 창작진이 협력하여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따뜻하고도 애틋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섬세한 감정선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해 극본의 영어화 작업과 함께 현지 관객의 정서에 맞춘 각색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의 대표적인 소극장 극장인 라마마(La MaMa)에서 개막한 이후,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평 속에 90% 이상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꾸준히 기록하며 성공적인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 현지 주요 매체로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 "놀랍도록 아름다운 뮤지컬"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번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수상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품성을 브로드웨이 비평가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더해, 이 작품은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토니 어워즈'에서도 총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그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한 10개 부문 후보 지명은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전례 없는 성과다. 제78회 토니 어워즈 시상식은 오는 6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며,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에서도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수상과 토니 어워즈 대거 후보 지명은 K-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본토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장르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성공이 향후 더 많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안 팔리니 결국…SK온, 2년 만에 또 희망퇴직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SK온이 2년 만에 다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은 업계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한때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던 배터리 산업이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시작했다.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서 배터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캐즘(Chasm)’으로 불리는 일시적 수요 정체기를 넘어, 장기적인 불황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고, 결국 인력 감축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되었다.SK온은 2025년 이전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신청을 받으며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용욱 CEO는 ‘데스 밸리’ 진입 가능성을 경고하며 원가 경쟁력 확보와 연내 손익분기점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는 공격적인 확장 대신 내실을 다져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배터리 업계의 위기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후퇴’ 전략과 맞물려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거나, 막대한 위약금을 감수하며 배터리 공급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분리, LG에너지솔루션의 스텔란티스 지분 인수 등은 한때 굳건했던 ‘배터리 동맹’에 균열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생존을 위한 현금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SDI는 10조 원이 넘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검토하며 투자 재원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소극적 대응을 넘어, 핵심 자산까지 매각하며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전기차 수요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K-배터리 3사를 포함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분간 인력과 투자를 효율화하는 ‘긴축 경영’을 통해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