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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명 빅텐트' 꿈틀..한덕수-이낙연 동시 출격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선 출마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이 상임고문은 28일 언론을 통해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고려해 당 차원의 실무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정이 임박했기 때문에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대선 실무 준비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위기극복', '정치개혁', '사회통합'이라는 세 가지 과제에 대한 한 권한대행의 입장을 듣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한 권한대행과 직접 만나지 않았으며, 만남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상임고문은 앞서 열린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도 위기극복, 정치개혁, 사회통합을 강조하며, 단순한 권력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언했다. 새미래민주당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이 상임고문과 함께 조기대선에 참여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가짜 민주당을 넘어 진짜 민주당을 재건하겠다"며, 품격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이 상임고문의 출마를 빈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한 후보로 단일화를 해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으며, 출마 선언 시점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선거 일정상 늦출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해 전남 영광군에서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19대 국회까지 4선을 거쳤고, 전남지사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2020년 서울 종로구에서 5선에 성공했으며, 같은 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2021년 대선 경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24년 총선에서는 새로운미래 창당에 참여했으나 광주 광산을 출마에서 낙선했다.

 

대선 구도는 빠르게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공식 대선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5월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5월 3일에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여기에 이낙연 상임고문까지 5월 연휴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현재는 독자 완주를 강조하고 있으나, 빅텐트가 현실화될 경우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미 캠프 실무진을 꾸리고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실 출신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 중이며, 관계자는 "국민의힘 후보만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려운 만큼 한 권한대행이 제3지대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상임고문과의 연대가 매우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상임고문이 이미 한 권한대행을 돕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 상임고문은 이를 부인하며 "구체적인 연대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에서 역할을 찾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했다. 그는 "외롭다고 아무나 손잡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반이재명 연대의 기본 조건으로 제시했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날도 "이낙연 전 총리의 후보 등록 준비를 국민과 당원과 함께 빈틈없이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의 핵심 측근 역시 "출마선언문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혀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상임고문과 한 권한대행의 동반 출격은 대선판에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끊어진 '호남대망론'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과 중도 성향은 중도층 공략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한 권한대행과 이 상임고문이 먼저 단일화를 이룬 뒤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단일화를 시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 상임고문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실히 단절하지 않는 한 연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최종 빅텐트 성사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권한대행 캠프 측은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나 출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측도 빅텐트 합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대선 판세 변화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2차 대선 경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다.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 가운데 누가 최종 경선에 올라 국민의힘 후보가 될지가 주목된다. 특히 단일화에 적극적인 김문수, 홍준표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경우,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논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홍 후보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모델을 거론하며 국민후보 단일화를 구상 중이다.

 

2%대 뚫은 자퇴 곡선… 강남3구서 '정시 직항' 탑승 늘었다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이른바 '강남3구') 일반고에서 공교육을 중도 이탈하는 비율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며, 상위권 일부 학생들의 ‘자퇴 → 검정고시 → 수능 정시’ 진입 경로가 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교육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2024년(잠정) 강남구와 서초구 일반고 학업중단율은 각각 2.7%, 송파구는 2.1%로 집계됐다. 단순 수치로 보면 재학생 100명당 두세 명이 정규 고교 과정을 떠난 셈이다. 학업중단율은 자퇴·미인정 장기결석·퇴학 등을 포함하는 지표다.상승 곡선도 뚜렷하다. 강남구는 2021년 1.4%에서 2022년 1.9%, 2023년 2.2%, 2024년 2.7%로 3년 연속 상승했고, 서초구는 2021년 1.3% → 2022년 2.4%로 급등한 뒤 2023년 1.8%로 숨 고르기를 했지만 2024년 다시 2.7%로 뛰었다. 송파구 역시 2021년 1.0%, 2022년 1.6% 이후 2023·2024년 2.1%를 연속 기록하며 2%대에 안착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상승 초입이 아니라 ‘수준 전환(level shift)’을 의심할 구간”이라고 평가했다.배경으로는 입시 구조 변화, 특히 수도권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가 거론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사례 등으로 수시 전형 공정성 논란이 커진 뒤 정시 선발 비율이 상향되는 정책 방향이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대학 상당수가 실질적으로 합격자의 절반 안팎을 수능 중심 전형에서 채우는 구조가 정착했다는 것이 현장 진단이다. 이 과정에서 내신에서 이미 손실을 본 상위권 일부 학생이 ‘학교 수업 시간 유지’보다 ‘정시 집중 전환’이 효율적이라는 계산을 하게 되고, 그 극단적 선택이 조기 자퇴 후 검정고시 합격과 대형 입시 학원 커리큘럼 결합이라는 설명이다. 학원·컨설팅·스터디 공간이 밀집한 강남3구의 사교육 인프라가 이러한 전략 전환의 하방 위험(리스크)을 낮춰 ‘기회비용’ 재평가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분석도 있다. 현장에서는 이들을 속칭 ‘정시 파이터’라 부른다.이 같은 흐름을 시사하는 간접 지표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 증가가 지목된다. 올해 3개 대학 신입생 가운데 검정고시 경로로 입학한 인원은 259명으로 전년 대비 37% 늘어 최근 8년 사이 최다였다. 절대 규모가 전체 입학생 대비 아직 크지 않더라도 증가율·최고치 갱신 자체가 신호라는 것이다.제도적 요인으로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함께 적용되는 5등급 내신 체계가 거론된다. 상위 10%를 확보하지 못하면 곧바로 11~34% 구간인 2등급으로 분류되는 구조에서 학생·가정이 체감하는 ‘위치 하락 폭’이 커져 조기 전략 수정(자퇴 포함) 압박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기존 9등급 체계 대비 중상위권 세분화가 약화되면서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오히려 외부(사교육·독학) 전환 비용-편익 계산이 유리하게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이라도 전 과목 1등급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략 수정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자퇴 증가는 고교 교육 공동체 약화를 불러올 수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5등급 체계 하에서 '1등급 잔류 vs 2등급 전락' 경계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보정 장치와, 학교 내 즉각적 심화·보충 트랙 가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