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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율 60% 대구 함지산 산불 이틀째...헬기 51대 투입 진화 박차

 대구 북구 함지산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째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며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은 29일 아침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를 대거 투입하는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며 불길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건조한 날씨와 험준한 산악 지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진화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림청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29일 아침 해가 뜨자마자 북구 노곡동과 조야동 일대의 산불 현장 상공에는 진화 헬기 51대가 연이어 투입되기 시작했다. 이들 헬기는 인근 저수지나 하천에서 물을 담아와 불길 위로 쏟아부으며 공중 진화 작전을 펼친다. 지상에서는 1388명의 산불 진화 인력과 204대의 각종 장비가 현장에 배치되어 불길을 향해 나아갔다. 진화 대원들은 등짐 펌프와 삽 등 기본 장비는 물론, 고성능 진화 차량과 기계화 시스템 등을 활용하며 지상 진화에 힘을 쏟는다. 현재 산불 현장에는 초속 1미터 안팎의 비교적 약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오후 들어서는 초속 1~3미터로 다소 강해질 것으로 예보되어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람의 변화는 산불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화 작업의 최대 변수 중 하나다.

 

이번 산불은 28일 오후 2시 1분경 북구 노곡동 함지산 자락에서 시작되었다. 발생 초기 건조한 날씨 속에서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확산되었고, 순식간에 인근 조야동 일대 산림까지 번지며 피해 규모가 커졌다.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붉은 불길이 산등성이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불길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자, 산림 당국은 산불 발생 4시간 만인 어제 오후 6시경, 최고 수준의 대응 태세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이는 대형 산불 발생 시 발령되는 최고 단계로, 전국 단위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여 진화에 나선다는 의미다. 즉각적으로 진화 헬기와 장비, 인력을 대거 투입하여 주불 진화에 나섰다. 해가 진 이후에도 진화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당국은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어둠 속에서도 진화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공중진화대와 산불 재난 특수진화대 등 전문 인력 1515명과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 15대를 포함한 장비 398대를 밤새 투입했다. 이들은 어둠과 싸우며 불길을 막는 방화선 구축 작업 등을 병행하며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야간에는 헬기 투입이 어렵기 때문에 지상 인력과 특수 장비에 의존해야 해 진화에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29일 오전 4시를 기준으로 파악된 산불 진화율은 60%다. 절반 이상 진화되었지만, 아직 불길이 남아 있는 구간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약 244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축구장 약 340개에 해당하는 넓이로, 상당한 산림 자원이 소실된 것이다. 전체 화선(불이 번지고 있는 가장자리) 길이는 11.8km에 이르며, 이 중 아직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구간은 4.7km가량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이 4.7km 구간에 집중하여 주불을 완전히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확산 속도가 매우 빨랐다"며, "특히 현장이 임도가 없어 진입이 어려운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진화 대원들이 통로를 개척하며 접근해야 했기 때문에 야간 진화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지형적인 제약으로 인해 진화 장비 접근이 어렵고 인력 투입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국은 현재 남아 있는 4.7km 구간의 주불을 완전히 진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출과 함께 헬기가 다시 투입되면서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산불의 영향으로 인해 한때 통행이 전면 차단되었던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나들목(IC)의 양방향 진출입이 이틀 만에 다시 열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늘 오전 6시 30분을 기해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의 양방향 진출입 통제 조치를 해제했다고 발표했다. 도로공사는 어제 오후 4시부터 산불 연기와 진화 작업 등으로 인한 통행 차량의 안전을 고려하여 해당 구간의 진출입을 통제한 바 있다. 북대구IC는 대구 시내와 고속도로를 잇는 주요 길목으로, 통제가 해제되면서 교통 불편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고, 추가적인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진화 작업과 함께 산불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명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김문수 "경제무능 드러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소상공인 업계의 반발을 샀고, 이에 대해 여권 인사들과 자영업자들은 잇달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열릴 경제정책 TV토론을 앞두고 이 같은 논란은 여야 간 정면 충돌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논란의 발단은 이 후보가 지난 16일 유세 중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그는 “5만 원 받고 닭죽을 팔아봐야 3만 원 남는다. 그런데 커피 한 잔은 8천 원에서 만 원을 받는데 원가가 알아보니 120원”이라며 소득 대비 고수익 업종의 예시로 커피 판매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커피의 ‘원가’를 단순한 원두값으로 축소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경제적 개념인 원가는 원자재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세금, 유지비, 기계 감가상각 등을 포괄하는데, 이를 무시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SNS에서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카페를 차릴 것”이라며 “워렌 버핏도 한국에서 카페 차렸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 후보가 대장동·백현동 같은 불법 개발사업 대신 카페를 차렸다면 지금보다 나라가 더 나았을 것”이라는 날 선 발언도 덧붙였다.국민의힘 지도부도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카페 사장들을 폭리 업자로 몰고 있다”며 “원가는 상품 제조·판매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포함하는데, 이 후보는 단지 ‘원두값’만 보고 커피 원가를 논한 것 같다. 이런 수준으로 나라 경제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도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무시하고 국민을 조롱하는 민생 무시”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 후보의 계산기에는 인건비, 임대료, 자영업자의 피눈물조차 입력되어 있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추경호 전 원내대표 역시 가세해 “커피 원가는 120원인데 판매가는 1만원이라며 마치 자영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악의적”이라며 “그 정도 경제 상식으로는 나라 살림을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 주진우 의원은 “자영업자는 서민이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을 원두값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현실 인식의 부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잇따랐다. 김혜수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카페 사장들의 생존 현실을 모욕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120원은 터무니없는 수치다. 임대료, 전기세, 직원 급여 등 고정비용을 외면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김민석 청년대변인도 “자영업자들의 고된 노동이 원두값 120원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인식은 무지의 산물”이라고 했다.실제 자영업자들도 현실적 수치를 들며 이 후보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은 카페를 직접 운영 중인 경험을 바탕으로, “1kg에 3만3000원짜리 원두를 쓰고, 아메리카노 한 잔에 21g을 사용한다”며 “버려야 할 원두와 로스(loss)를 감안하지 않아도 원가가 693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인건비만 10만 원이 넘고, 임대료, 전기세, 수도세, 통신비, 부가세, 대출 이자까지 감당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발언은 자영업자들을 바가지 장사꾼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은 진화에 나섰다. 공보단은 “이 후보는 5년 전 가격 기준으로 원두 원가를 언급한 것일 뿐, 인건비나 부자재비, 제반 비용을 배제한 것이 아니며 맥락은 자영업자의 생계를 보장하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 수치를 근거로 산업 전체를 판단하는 위험성과, 대선 후보로서 발언의 무게를 간과한 무신중함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커피 한 잔을 둘러싼 이번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았다. 치열한 유세전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민심을 자극한 이번 논란은 향후 대선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층의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후보들의 경제 인식과 발언 하나하나가 뜨거운 감자가 된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120원’ 발언은 현실 경제와 정치적 상징성이 교차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