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7600㎡ 규모 '이순신 기념관' 남산에 들어선다!

 서울시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생 480주년을 맞아 중구 필동 남산한옥마을 소나무숲 부지에 '이순신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념관은 2028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며, 연면적 7600㎡에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기념관 내부에는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는 전시공간과 함께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교육 및 연구를 위한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기념관 건립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를 준비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서울 중구 인현동 일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현재의 동대문 지역에 있던 훈련원에서 중앙 관직을 수행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백의종군 출발지였던 종각 일대까지, 서울은 장군에게 단순한 성장과 활동 공간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리더십을 형성하는 토대가 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순신 기념관 조성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와 가르침을 주는 이순신 장군의 지혜와 정신을 세계와 함께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충무공의 애국심과 리더십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임을 상기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구청은 이순신 기념관 건립과 연계하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을지로3가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766m 구간을 '이순신 길'로 지정하고 보행환경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길은 충무공의 인현동 생가터와 무과시험을 봤던 장소 등 역사적 의미가 있는 지점들을 연결하며, 앞으로 조성될 이순신 기념관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중구는 이순신 장군의 탄생일인 4월 28일을 전후로 '이순신 주간'을 설정하고, 충무공을 테마로 한 다양한 주민참여형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의 축제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구는 이와 함께 28일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하는 '중구 투어패스'에 이순신 스토리를 추가하여, 방문객들이 충무공의 이야기를 보고, 맛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테마 투어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정신을 체험하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가 서울 중구에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공개한 조감도에 따르면, 남산한옥마을 부지에 들어설 이순신 기념관은 한국 전통 건축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충무공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경이롭다” 빌 게이츠가 홀린 한국의 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21일 하루 동안 한국 정치·경제·보건 주요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방한에서 그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를 차례로 예방하고,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갖는 등 광범위한 ‘광폭 행보’를 펼쳤다. 방한의 핵심 목적은 한국과의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였지만,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첨단 기술과 미래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논의도 병행됐다. 특히 게이츠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감을 높였다.이날 오전 게이츠 이사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한국의 백신, 진단기기, 솔루션 분야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20년 안에 전 세계 아동 사망자 수를 연간 200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바이오 제품들이 경이로운 수준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 공공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에스디바이오센서, SK, LG, 유바이오로직스 등 구체적인 국내 기업들을 직접 거론하며 성과를 칭찬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진단기기의 성과를 언급하며 “저는 이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류 전체를 위한 공공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협력할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오찬 자리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이 이어졌다. 양측은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김 총리는 오는 가을 한국에서 열릴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게이츠 이사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또한 게이츠재단 한국사무소 개소를 통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게이츠 이사장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일정에서는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회담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을 국내총생산(GDP)의 0.7%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글로벌 보건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 같은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국회도 초당적으로 ODA 확대를 지지하며 보건 협력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같은 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글로벌 보건 향상을 위한 예산 배정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그는 또 최근 재단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언어 기반 AI 파일럿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지 주민들과 인공지능이 대화하며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도 큰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국제 보건 분야에 접목하는 것이 앞으로 재단의 주요 사업 축 중 하나임을 밝힌 것이다.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바이오 업계와 게이츠재단 간 협력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재단과 단독 미팅을 열고 차세대 예방 의약품 개발 및 글로벌 보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또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 역시 같은 날 게이츠재단과 간담회를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는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LG화학, 노을, 에스디바이오센서, SK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이 참여해 백신·치료제·진단기기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재단의 국제 보건 투자 방향과 접점을 찾았다.게이츠 이사장의 이번 행보는 한국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세계 보건 증진에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적 구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재정적 기여 확대를 촉구하는 한편, 업계를 상대로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AI와 SMR 같은 미래 기술 분야까지 논의의 범위를 확장한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이 단발적 만남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구체적 프로젝트로 이어질 경우, 한국이 글로벌 보건과 에너지 혁신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