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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승 마감... 한화, 류현진 등판 경기서 롯데에 덜미

 뜨거웠던 한화 이글스의 연승 행진이 9부 능선에서 멈춰 섰다. 한화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경기 중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5로 역전패하며 파죽의 8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구단 역대 최다 선발승 신기록을 세우며 기세를 올리던 한화로서는 9연승이라는 또 다른 대기록 달성 문턱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한화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앞세워 9연승이자 선발 9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에 도전했다. 류현진은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명불허전의 피칭을 선보이며 경기를 지배했다. 타선 역시 2회초 심우준의 천금 같은 내야 안타와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선취하며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0의 리드를 잡은 한화는 순조롭게 9연승을 향해 나아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4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문제는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는 사이, 6회말 롯데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준 것이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황성빈과 윤동희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한화 벤치는 고심 끝에 다음 타자 레이예스를 고의4구로 거르는 작전을 선택했다. 류현진에게 유독 강했던 레이예스의 상대 전적(11타수 6안타, 타율 0.545)을 고려한, 데이터에 기반한 타당한 선택이었다. 만루가 되며 부담은 커졌지만, 다음 타자 나승엽은 이날 류현진에게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고 있었기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승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갈렸다. 류현진의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친 나승엽의 타구가 1루수 채은성 앞쪽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1루수 채은성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으려 했지만, 아쉽게도 글러브 위를 맞고 뒤로 흘렀다. 그 사이 3루 주자와 2루 주자가 모두 홈을 파고들며 경기는 순식간에 3-3 원점이 됐다.

 

결정적인 수비 미스가 동점을 허용한 후, 류현진은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전준우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하며 결국 3-4 역전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6이닝 4실점(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류현진의 호투와 벤치의 전략적인 판단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 나온 수비 실책 하나가 9연승 대기록 달성의 꿈을 날려버린 뼈아픈 패배였다.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치며 한화 선수단과 팬들은 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아쉬운 패배로 연승을 마감한 한화는 이제 대전 홈으로 돌아와 KT 위즈와 3연전을 치르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배신자 소동' 전한길, 제명 앞두고 정면 돌파

 국민의힘이 11일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소동을 일으킨 전한길 씨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추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전 씨의 징계 수위를 논의했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르면 이날 중 제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12일부터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연달아 이어지는 만큼 전대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전 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입장한 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이른바 ‘찬탄파’ 후보의 연설 도중 방청석 일부를 선동해 ‘배신자’라는 구호를 외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연설회 진행이 방해를 받았고 현장 분위기가 급격히 과열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지도부는 사건 직후 전 씨의 향후 전대 행사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징계 절차 착수를 결정했다. 내부적으로는 전 씨의 행동이 당헌·당규상 가장 무거운 징계 사유인 ‘심각한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 제명을 전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 씨가 연단에 올라 집단적인 야유와 고함을 선동한 것은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며 “윤리위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신속히 결론을 내려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비대위원인 김대식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 해를 끼치고 앞으로의 방향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면 징계는 물론 출당 조치까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전 씨 입당 당시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었고 과거 발언만으로는 징계 명분이 부족했지만, 이번 연설회 소동으로 신속히 제명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전 씨의 입당 직후부터 내분 유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은 “책임 당원도 아닌 인물이 전대의 관심을 독점한 것은 당 운영 부실의 증거”라며 “과거 발언을 문제 삼겠다고 해놓고 사건을 서울시당으로 넘겨 시간을 끌다가 결국 이런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전 씨가 제명 절차와 출입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설회 참석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 일부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참여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100분 토론회’에서 “12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도 갈 것이냐”는 질문에 단호히 “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당 관련 취재 활동은 중앙당 출입기자 등록 규칙에 따라 공보실 등록 기자만 가능하다”며 “전한길뉴스는 국회 출입기자 등록이 돼 있지 않아 합동연설회 취재 신청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다만 전 씨가 개인 자격으로 연설회장 외부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거나 장외 활동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전당대회장 인근에서 활동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며, 이를 물리적으로 제지하는 것은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제명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전 씨가 행사장 주변에서 소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남아 있어 향후 전대 일정이 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사 방해를 넘어 전당대회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 부실과 지도부의 대응력 부족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은 전 씨의 제명을 통해 분란을 조기 진화하고 전대 분위기를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 씨가 장외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내홍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