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신사의 충격적 몰락 … '비상경영' 시작됐다

 패션 플랫폼 업계 선두주자 무신사가 창립 12년 만에 처음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쾌거를 이룬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내린 충격적인 결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15일 전 임직원이 참여한 타운홀 미팅에서 비상경영을 공식 선포했다. 박 대표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신사가 임하는 비즈니스의 복잡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무신사의 지난해 화려한 실적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무신사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1조24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의 성장을 이뤘고, 영업이익도 1028억원의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전체 거래액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내부적으로 설정한 목표치를 크게 밑돌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측은 비상경영 기간 동안 임원들에게 주말 출근을 지시하고, 조직별 슬림화를 통해 운영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자회사 29CM와의 브랜드 운영 조직(MD) 통합을 확대해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무신사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과 위기의식을 갖고 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도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상황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과감한 투자와 치밀한 실행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무신사의 비상경영 선언은 최근 온라인 패션 커머스 업계 전반의 침체와도 맞물려 있다. 명품 플랫폼 '발란'이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주요 백화점들의 패션 매출도 지속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인상 등 글로벌 변수들이 의류 원가를 상승시키며 패션 업계의 수익성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던 온라인 패션 시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패션 업계의 과열 경쟁도 무신사의 비상경영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사업 효율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선보인 '무신사 스탠다드 스토어'와 '무신사 테라스'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이번 결정은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업계 1위 기업의 비상경영 선언이 패션 플랫폼 시장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의 고백 "내년, 내후년 수도권 주택 공급은 '절벽' 상태"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무려 135만 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연평균 27만 호, 즉 매년 1기 신도시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물량이다.정부는 이번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인허가만 받고 실제 착공은 미루는 '유령 공급'을 막기 위해 공급의 기준을 '착공'으로 명확히 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시행에 나서도록 하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6만 채를 직접 공급한다. LH 아파트의 품질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특히 주목할 점은 주택을 지을 땅을 확보하기 위해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의 노후 공공청사는 물론, 폐교 부지,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국·공유지, 심지어 도봉구의 성대야구장까지 주택 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실상 수도권 내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유휴부지를 주택 공급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하지만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정부의 솔직한 고백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접 "현재 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며, 특히 내년과 내후년 2년간 주택 공급이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아무리 착공을 서둘러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2~3년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결국 정부는 공급이 현실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수요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규제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는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라는 모순적인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배경이다. 우선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기존 50%에서 40%로 대폭 강화한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묶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의 길목을 차단했다.여기에 국세청까지 가세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발생한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전수 검증하고, 대출 규제를 피해 자녀에게 자금을 편법 증여하는 '현금부자'들의 탈세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엄포를 놨다.결론적으로 이번 대책은 '미래의 대규모 공급'을 약속하는 동시에 '현재의 강력한 규제'로 시장을 억누르겠다는 정부의 이중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 입주 물량이 쏟아지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강력한 규제와 세무조사의 압박 속에서 숨 막히는 시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