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업계 1위' 다 거짓말?... 예비부부 울린 웨딩업체들의 실체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결혼 준비를 돕는다며 과장되고 허위인 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한 웨딩 서비스 대행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아이니웨딩네트웍스, 웨딩북, 웨딩크라우드 등 3개 웨딩 서비스 대행 업체들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심사관 전결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자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객관적 근거 없이 '국내 최대 규모', '업계 1위', '최다 이용 고객' 등의 표현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러한 홍보 문구들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통계 자료나 공식 인증을 받은 수치가 아니라 업체가 임의로 작성한 과장된 표현이었다. 특히 웨딩 서비스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이나 이용자 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공식 지표나 기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사를 최고 또는 최대라고 주장한 것은 명백한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결혼 준비는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에게 생애 처음 겪는 일이라 정보 비대칭이 심한 분야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딩 업체들의 과장 광고는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고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업체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가 해당 업체의 규모와 시장 내 위치"라며 "객관적 근거 없이 '최대', '1위'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결혼 준비 과정에서 웨딩 플래너나 웨딩 컨설턴트 등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예비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허위·과장 광고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의미가 있다.

 

다만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법 위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문제가 된 표현을 자진해서 삭제하거나 수정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부과 없이 경고 조치에 그쳤다. 이는 행정 제재의 비례성과 적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를 계기로 웨딩 서비스 업계 전반에 걸쳐 광고 문구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업체 선택 시 '국내 최대', '업계 1위' 등의 홍보 문구에 현혹되기보다는 실제 이용 후기나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 계약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러 업체의 서비스를 비교·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소비자단체나 공정위 등에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통령 대행의 대행의 대행’ 속 최악의 국정 공백

 1일 대한민국 정치권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이유로 사의를 밝힌 데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로 예정돼 있던 최상목 경제부총리마저 국회 탄핵소추안이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기 직전 돌연 사퇴하면서, 이주호 교육·사회·문화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동시에 맡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행정부 수반과 입법부 사이의 첨예한 충돌이 불러온 결과로, 국가 통치 체계가 심각한 혼란에 빠졌음을 보여준다.최상목 부총리의 사퇴는 기획재정부를 통해 1일 밤 10시 28분 공식화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어 무기명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시점이었다. 기재부는 약 15분 뒤 재차 보도자료를 통해 최 부총리의 사표가 수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계속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 대상자가 없으므로 투표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모든 절차는 이미 하루 전부터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 예정에 없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조사보고서를 의결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법사위 의결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 11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후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되면서, 정치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전격적인 탄핵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오후 3시에 있었던 대법원 판결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라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격”이라고 비판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것에 격분해 탄핵을 강행한 것”이라며 상식 밖의 정치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 부총리는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기다린 것으로 보이나, 본회의 표결이 확실시되자 직을 내려놓는 선택을 했다. 그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논의 당시 계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몇 안 되는 인사였고,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해 탄핵소추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최 부총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된 점을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헌법재판소 판단을 거치지 않고 즉각 사임한 처신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사표는 앞서 사임 의사를 밝힌 한덕수 총리에 의해 수리됐다. 한 총리는 이날 자정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며, 최 부총리의 사임을 재가한 뒤 이주호 부총리를 청사 집무실에서 만나 국정 안정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국무회의 구성에도 위기를 불러왔다. 헌법 제88조는 국무회의가 대통령, 국무총리, 15~30인의 국무위원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 대통령과 총리 모두 공석이며 19석인 국무위원 중 4명이 공석이어서 실질적 재임 인원은 정확히 15명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장기간 공석이며, 국방·행안·노동부 장관은 12.3 사태 이후 내란죄 및 탄핵소추 등으로 사임했다. 정부는 국무회의 정족수에 대해 “총원 21인 기준 11명 이상이면 개의 가능하다”는 해석을 유지하고 있지만, 헌정적 관점에서는 위태로운 균형이다.대통령 권한대행이자 총리 직무대행이 된 이주호 부총리는 2일 자정부터 직무를 수행하며 각 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렸다. 그는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공정하고 질서 있는 선거를 위한 만반의 대비를 주문했다. 행정안전부에는 치안 관리와 사회 질서 유지, 국방부에는 최고 수준의 군 경계태세를, 외교부에는 외교 신뢰 확보와 현안 대응을, 기획재정부에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 대응을 각각 지시했다. 이러한 이 권한대행의 지시는 일종의 비상체제 출범 선언으로 해석된다.한편 국회는 이날 여야 합의로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본회의에 보고된 이 안건은 법사위로 회부돼 조사를 받게 된다. 대통령과 총리의 동시 공백, 경제부총리의 돌연 사퇴, 거듭된 탄핵 정국 등 국정 운영의 축이 연쇄적으로 흔들리면서 한국 정치사는 또 하나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과연 이주호 권한대행 체제가 위기 속 국가 운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정치권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