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대권 도전 러시..국힘 후보만 18명?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서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10명 중 4명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향방이 경선 결과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5월 3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4~15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16일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예비경선(컷오프) 방식과 일정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본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2강 대결'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까지 최대 18명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며, 1차 예비경선 이후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지지층의 선택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결과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4%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고,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 한동훈 전 대표가 5%, 홍준표 대구시장이 4%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김문수 24%, 한동훈 12%, 홍준표 9%, 오세훈 서울시장 6% 순으로 나타났으며, 무려 43%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1차 컷오프 이후 본격적인 경선 국면이 시작되면서 보수층 유권자들도 점차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당 지도부 개편과 선대위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당과의 관계가 정리될 것"이라며 윤심(尹心)의 영향력 약화를 전망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클린경선수호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직 비상대책위원과 시도당위원장, 중앙당 및 시도당 상설위원회 위원장, 대변인단 등이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명태균 방지 조항'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후보 캠프는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당 사무처에 사전 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이번 경선에서 '탄핵 반대파'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43%의 부동층이 향후 판도를 바꿀 수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4년 전 이준석 당대표가 당선될 당시처럼 예상 밖의 당심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당원 수가 40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증가한 만큼 과거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공직자 사퇴 시한 하루 전인 5월 3일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확정하는 것은 경선 기간을 최대한 늘려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또한, 경선에서 낙선하더라도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까지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출마를 선언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13일과 14일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박형준 부산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차 경선에서 4명을 압축한 후, 2차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1차 경선은 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2차 경선과 결선은 국민 여론조사 50%, 당원 투표 50%로 진행될 예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4명에서 2명으로 압축하는 방식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양자 대결 방식에 대한 반발도 존재한다. 홍준표 시장은 "양자 경선은 감정 대립을 초래해 본선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한동훈 전 대표 측도 "탄핵 찬반 구도로 당이 분열될 위험이 크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대선 경선에서 후보들은 정치자금법 준수 서약을 하고, 후보 캠프에 제공되는 선거인 명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책임자를 지정하는 등 경선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이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서류심사를 통해 마약, 성범죄 등 전력자를 배제하는 과정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여부도 심사 기준에 포함됐다.

 

전날 장관직에서 사퇴한 김문수 전 장관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부정부패로 얼룩진 이재명 대표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손을 가진 김문수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르는 것이 서울시민에 대한 도리"라며 경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대선 구도의 윤곽이 어떻게 잡힐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생일날 법정 선 윤석열, 옛 부하들 보며 "참 미안하다"…결국 터진 한마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는 옛 부하들의 재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65번째 생일이었던 12월 18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 증인석에 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을 바라보며 "참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하며, 재판이 끝난 후 구치소로 돌아가 밤늦게까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약 1년 만의 용산 방문으로, 대통령실과 같은 경내에 위치한 군사법원에 출석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에 대해 "무도한 야당의 행태와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계엄령이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며, 계엄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외에 그 누구에게도 검토나 준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최근 방첩사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과거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번 일을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 기관을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하지만 이날 재판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직후부터 "검찰이 생각이 다르면 위증 혐의로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늘은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일부 질문에는 답변했지만, 군검찰의 신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날 선 설전을 벌이며 재판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특히 군검찰이 자신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칭하자 "내가 내란 우두머리로 기소된 사람이지, 내란의 우두머리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으며, 음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질문하면 앞으로 검찰 질문은 다 거부하겠다"고 맞서며 긴장감을 높였다.한편, 재판이 끝난 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그의 성탄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통해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어 청년 여러분이 자녀처럼 느껴진다"며 청년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내가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계엄 선포의 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을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자 "부정과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이 시대 예수의 제자들"이라 칭하며,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