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의 반격..美 수입품에 10~15% 보복관세 부과

중국 정부가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가운데, 양국 간의 무역 갈등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주재 대사관을 통해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0~15%의 추가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과 같은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반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중국은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석유, 농기계, 대형차와 픽업트럭 등에는 10%의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상대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 인상폭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중국을 향한 추가 관세는 이미 시행 중이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해 "괜찮다"며 큰 우려를 보이지 않았으나, 이후 중국과의 대화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콩의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지도부가 빠른 대화를 지양하며 세부 의제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위급 통화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신중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보복 관세 발효는 중국과 미국 간의 2차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중국의 입장이 1차 무역전쟁 당시보다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과거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 비중이 약 21%에 달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12.7%로 줄어들었다. 

 

에 따라 중국은 트럼프의 공격에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년 간 중국 기업들이 수출 가격을 경쟁자들에 비해 많이 낮추었고, 이번 10% 관세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0% 관세가 전부라면 많은 투자자들이 큰 걱정 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더 큰 무역 제한의 서곡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무역 적자는 2024년 9184억 달러(약 1325조 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954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는 이번 보복 관세와 관련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2020년 1차 미중 무역합의에서 중국이 약속한 추가 구매량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USTR은 4월 1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간의 추가적인 무역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복 관세가 당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양국 간의 추가적인 조치가 이어지면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보복이 미국의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전쟁이 악화될 경우, 이는 두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Z세대 실종 사건? 한국 기업, '젊은 피' 가뭄에 늙어간다

 대한민국 기업의 인력 구성에 전례 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역동적인 성장의 상징이었던 '젊은 피'의 유입은 급감하고, 숙련된 고참 직원들의 퇴직 시기는 늦춰지면서, 기업 내 '세대 역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 직원의 수가 20대 직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인력 고령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24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19.8%로, 2022년 대비 1.2%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력 비중은 19.1%에서 20.1%로 0.6%p 증가하며, 마침내 30세 미만 인력 비중을 추월했다. 이는 2015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대 이상 직원이 30세 미만 직원을 수적으로 앞지른 충격적인 결과다.수치로 확인되는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최근 3년간 30세 미만 직원은 2022년 23만5923명에서 2024년 22만1369명으로 1만4천명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50세 이상 직원은 20만6040명에서 22만4438명으로 1만8천명 이상 증가했다. 기업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젊은 인력의 유입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고령 인력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업의 인력 구조가 급격히 노화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인력 고령화 쇼크'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다. 장기화된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상 유지와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특히 청년 실업 문제와 맞물려 사회 전반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또 고령 인력의 퇴직 연령이 높아지고, 재고용 등으로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주요 원인이다. 기대 수명 연장과 건강 관리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훨씬 오랫동안 경제 활동이 가능해졌고, 불안정한 노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정년 이후에도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커졌다. 기업 입장에서도 숙련된 고참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는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며, 이들을 대체할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비용보다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그리고 일부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기업 문화나 경직된 조직 생활 대신 유연한 근무 형태나 창업, 프리랜서 등 다른 직업 경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기업 내 '젊은 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이러한 인력 구조의 변화는 기업에 여러 가지 심각한 과제를 안겨준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혁신 동력의 약화다. 젊은 인력의 유입이 줄어들면 새로운 아이디어, 유연한 사고, 빠른 변화 적응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 활력과 역동성이 떨어지고, 세대 간 가치관과 업무 방식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단절이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특히, 이차전지 산업처럼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놓인 업종에서 이러한 세대 역전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3년간 이차전지 업종의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9.7%p나 급감한 반면, 50세 이상 인력은 1.2%p 증가해 전체 10.9%p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첨단 산업 분야조차도 인력 고령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기업 내 세대 구성이 뒤바뀌는 전환점에 도달한 만큼, 인력 운용 및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과거의 인력 운용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신규 채용을 늘리는 것을 넘어, 기존 고령 인력의 숙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전수하고, 동시에 젊은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직무 재설계, 유연근무제 확대, 세대 간 멘토링 프로그램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인력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모든 세대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이번 '세대 역전' 현상은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활력과 미래 경쟁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인구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인력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기업들은 '젊은 피' 실종이라는 치명적인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