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 위기 속 중국, 공급망 반사이익 '독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흐름이 차단될 위기에 처하자 글로벌 제조업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이 핵심 길목이 불안해지면서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원자재 수급난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 속에서 중국은 강력한 에너지 비축 정책과 태양광·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방패 삼아 다른 국가들과 대조적인 경제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략적 비축유를 대거 방출하는 동시에 정유 제품의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내수 시장의 가격 통제를 최우선으로 삼은 이러한 조치는 중국 내 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을 떠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오히려 비용 안정성이 높은 중국 내 생산 비중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반면 인도와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경제적 존립을 위협받는 처지다. 농업 비중이 높은 인도는 비료값 폭등으로 농가 민심이 이반하고 있으며, 일본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느라 국가 부채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은 전기요금 급등과 원자재 부족으로 인해 니켈 등 핵심 광물 생산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저장 장치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 역시 자체 에너지 생산 역량 덕분에 직접적인 타격은 덜하지만, 반도체와 변압기 등 핵심 자재의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미래 산업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기술 패권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이 그동안 버텨온 에너지 비축분마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공급망 위기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안보 위기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역설적으로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그룹 등 주요 분석 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환율 관리와 보조금 정책을 동원해 외부 충격을 성공적으로 흡수했다고 평가했다. 위기가 깊어질수록 전 세계가 중국의 청정에너지 공급망에 더 깊이 종속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는 미중 패권 경쟁의 저울추를 중국 쪽으로 기울게 하는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승자로 중국을 지목하며 우려를 표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일부 재개되고 휴전 논의가 오가고 있으나, 선박 피격 위험과 보험료 상승 등 잠재적 불안 요소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피해 더 길고 비싼 우회 항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 자립도가 낮고 비축분이 소진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적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공급망 지배력은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공고해지는 추세다.

 

송성문 미친 주루, 샌디에이고 서부지구 2위 등극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한국인 빅리거들의 발야구가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송성문은 13일 미 캘리포니아주 펫코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팀의 4-3 역전승을 견인했다. 경기 초반 밀워키의 홈런포에 밀려 고전하던 샌디에이고는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송성문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 덕분에 극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승리로 5연승 휘파람을 불며 서부지구 단독 2위 자리를 꿰찼다.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샌디에이고는 2회와 3회 잇달아 실점하며 0-2로 끌려갔으나, 보가츠의 솔로 홈런과 크로넨워스의 적시타를 묶어 8회 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정규 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 10회를 지나 11회에 접어들어서야 승부치기 주자를 활용한 본격적인 두뇌 싸움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밀워키와 샌디에이고는 각각 배지환과 송성문이라는 한국인 대주자 카드를 꺼내 들며 승부수를 던졌다.먼저 기세를 잡은 쪽은 밀워키였다. 11회 초 승부치기 주자의 대주자로 투입된 배지환은 좌측 담장 깊숙한 타구가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홈까지 질주해 팀에 리드를 안겼다. 배지환의 빠른 발은 밀워키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밀워키는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하며 불안한 1점 차 리드를 유지한 채 운명의 11회 말 수비에 임해야 했다. 배지환의 역전 득점이 빛바랜 순간은 곧이어 찾아온 샌디에이고의 반격에서 시작되었다.샌디에이고 벤치는 1사 3루 기회에서 송성문을 대주자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이 된 상황에서 송성문의 진가가 드러났다. 루이스 캄푸사노의 타석 때 송성문은 상대 포수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 찬스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도루 성공 직후 이어진 캄푸사노의 우전 안타 때 송성문은 망설임 없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상대 우익수의 송구가 홈으로 향했지만, 송성문의 슬라이딩이 찰나의 순간 더 빨랐다.현지 매체와 구단은 송성문의 주저 없는 판단력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송성문이 송구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는 장면을 집중 조명하며 샌디에이고의 극적인 승리를 타전했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역시 송성문의 가속 페달이 팀을 살렸다는 문구와 함께 환호하는 장면을 게시했다. 단순히 빠른 발을 넘어 경기의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몸을 던진 송성문의 주루 지능이 샌디에이고 팬들을 열광시킨 것이다.이번 승리는 샌디에이고에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밀워키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샌디에이고는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를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65승 고지에 선착한 팀의 상승세 주역으로 송성문이 우뚝 서면서, 향후 주전 경쟁에서도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인 선수 두 명의 발끝에서 시작된 연장 혈투는 송성문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샌디에이고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