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시대, 우주에서 격돌하는 머스크와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을 통해 대규모 위성 인터넷망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장악한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테라웨이브(TeraWave)’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총 5,408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하여 지구 전역에 초고속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거대한 구상이다. 이는 베이조스가 이미 아마존을 통해 추진 중인 위성 인터넷 사업 '카이퍼'에 이은 또 하나의 카드로, 그의 우주 인터넷 시장 공략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루오리진의 이번 발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폭발적인 데이터 수요 증가와 맞닿아 있다.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필수적이지만, 지상 인프라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테라웨이브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했으며,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과 정부 기관을 핵심 고객으로 삼는다. 블루오리진은 최대 10만 고객을 대상으로, 중단 없는 백업 연결성과 초당 6테라비트(Tbps)에 달하는 압도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여 이들의 핵심 운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위성 인터넷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구축한 ‘스타링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도다. 이미 1만 기에 가까운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전 세계 약 9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스타링크는 베이조스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저궤도 위성 통신은 기존 정지궤도 위성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높은 보안성을 자랑하기에, 미래 인터넷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적인 기술 경쟁을 촉발시킨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베이조스가 이미 아마존을 통해 '프로젝트 카이퍼(Leo)'라는 별도의 위성 인터넷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존은 총 3,200여 기의 위성을 쏘아 올려 기업, 정부, 그리고 일반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미 일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즉, 베이조스는 아마존과 블루오리진이라는 두 개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동시에 활용하는 '양동 작전'으로 머스크의 아성에 균열을 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셈이다.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블루오리진은 언젠가 아마존보다 더 큰 회사가 될 것"이라며 "내가 관여한 사업 중 최고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2000년 우주 관광을 목표로 설립된 블루오리진은 이제 대형 로켓 '뉴 글렌'을 통한 상업 발사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단순한 우주 여행사를 넘어 종합 우주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2027년 4분기부터 자체 개발한 대형 재사용 로켓 '뉴 글렌'을 이용해 테라웨이브 위성 배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베이조스의 본격적인 참전이 머스크의 독주 체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인류의 통신 인프라를 우주로 확장하려는 두 억만장자의 경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北 또 ‘조선’ 강조…日 언론에 호칭 요청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북한 선수단의 호칭 문제가 일본 언론 보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산하 체육단체들은 일본 매체들을 상대로 ‘북조선’이라는 표현 대신 북한의 공식 국호나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쓰이는 영문 약칭을 사용해 달라고 요구했다.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재일본조선인체육연합회와 조선선수단 아이치동포환영위원회는 지난 12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총련 메이코지부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교도통신, NHK, 주니치신문, 주쿄TV 등 일본 언론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회견의 핵심은 명칭이었다. 조총련 측 단체들은 아시안게임 보도에서 북한을 ‘북조선’으로 부르지 말고,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영문 공식 명칭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약칭 ‘DPRK’를 써 달라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관행적으로 쓰이는 표현보다 국제 스포츠 현장의 표기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북한올림픽위원회 연락관인 송수일 재일본조선인체육연합회 사무국장은 가라데를 비롯한 국제 경기에서 북한 대표팀이 ‘DPRK’나 ‘DPR Korea’로 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조직위원회가 같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며 일본 언론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조총련 측은 단순한 표기 문제를 넘어 보도 태도 전반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경기의 승패를 정치적 갈등이나 외교적 대립과 지나치게 연결하면 선수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민족적 차별, 혐오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극적인 제목이나 선입견을 강화하는 표현을 삼가고, 선수들을 정치적 상징이 아닌 체육인으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또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는 재일조선인 사회가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언론이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사무국장은 정확한 국호 사용이 선수들의 존엄을 지키는 출발점이라며, 선수들이 다른 국가 선수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북한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자국 호칭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북한’은 물론 비교적 중립적으로 여겨졌던 ‘북측’이라는 표현에도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도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리유일 감독이 ‘북한’이라는 표현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는 ‘북측’이라는 표현이 나오자 강하게 항의했고, 회견이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북한은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축구, 역도, 레슬링 등 14개 종목 선수 107명을 보냈다. 임원과 지원 인력을 포함하면 선수단 규모는 180여명에 이른다. 북한이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요구가 일본 언론의 실제 보도 관행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다만 북한 선수단의 경기력뿐 아니라 호칭과 보도 방식까지 대회 기간 논란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