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저커버그, 정용진, RM은 왜 바빠도 '미술관'에 갈까?

 성공적인 사업가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뛰어난 업무 능력, 인재를 아우르는 리더십, 그리고 하늘이 돕는 운. 이 모든 것을 갖추더라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남들과 다르게 보는 눈', 즉 아무도 보지 못한 미래를 읽고 새로운 판을 짜는 통찰력이다.

 

신간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는 바로 이 '통찰력'을 기르는 비법이 미술관에 있다고 말한다. 도쿄예술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세계적인 미술 전문가인 저자 아키모토 유지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부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BTS의 RM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한 최고의 리더들이 왜 바쁜 시간을 쪼개 미술관을 찾는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분석한다.

 

그들이 미술관에 가는 것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나 교양 쌓기를 위함이 아니다. 특히 현대미술이 던지는 낯설고 때로는 불쾌하기까지 한 질문들 속에서 혁신적인 사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 저자는 "비즈니스의 세계가 숫자와 데이터, 즉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미술 작품은 리더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사유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논리와 이성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과 인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함으로써, 평소 잊고 지냈던 자기 성찰의 시간과 직관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미술의 역사는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마르셀 뒤샹이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했을 때, 세상은 '아름다운 회화'만이 미술이라는 고정관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바로 이 '충격'이야말로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발상의 전환' 훈련이라고 말한다. 익숙한 사고의 틀을 깨고,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연습이 된다는 의미다. 이는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아있을 수 있느냐다"라고 한 파블로 피카소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미술 감상은 상식의 틀을 잠시 내려놓고,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인 셈이다.

 

또한, 저자는 리더를 '광산의 카나리아'에 비유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독가스를 먼저 감지해 광부들의 생명을 구하는 카나리아처럼, 리더는 다가오는 변화의 미세한 조짐을 가장 먼저 읽어내 조직의 생존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술관은 바로 이 예민한 '촉각'을 단련하는 최고의 훈련장이다. 작품이 던지는 '왜?'라는 질문은 일상 업무에 파묻혀 놓치고 있던 근본적인 생각들을 일깨우고,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준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미술 해설서가 아니다. 데이터와 성과에 매몰된 리더가 예술을 통해 감각의 근육을 회복하고, 정답을 찾는 대신 '자기만의 질문'을 던지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고도의 리더십 전략서다. 리더십의 본질은 모든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는 능력에 있음을 이 책은 역설하고 있다.

 

100원 중국산 공세, 국산 태극기 고사 위기

 광복절을 앞두고 거리마다 태극기가 물결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그 이면에서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장당 100~200원 상당의 저가 중국산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산 태극기의 입지를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산 제품은 중국산보다 최소 5배에서 많게는 20배까지 비싼 가격에 판매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태극기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며 생산 기반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국내 태극기 제조업이 위축된 근본적인 원인은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와 가격 중심의 소비 구조에 있다.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산이며, 대량 구매가 이루어지는 정치 집회나 각종 행사용 손 태극기 시장은 이미 수입품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하는 풍토 속에서, 숙련된 기술로 제작된 국산 태극기는 설 자리를 잃고 하나둘 폐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태극기에 대한 수요 자체의 변화도 제조업체들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과거 국경일마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던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가정용 태극기의 교체 주기는 길어지고 신규 구매는 줄어들었다. 한 번 사면 오랫동안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시장 순환이 느린 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국기 게양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진 점이 산업 전반의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국가 상징물에 대한 예우와 관심의 저하로도 이어진다.최근에는 태극기가 특정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오인받는 사회적 분위기도 수요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 일상적인 애국심의 표현이었던 국기 게양이 집회나 시위의 도구로 비치면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태극기를 내거는 행위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이웃의 눈치를 보느라 태극기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태극기는 일상의 친근한 상징에서 점차 멀어지고 대규모 행사에서만 소비되는 기형적인 구조로 변질되었다.이러한 상황에서 국산 태극기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24년 연방정부가 사용하는 성조기를 100% 자국산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시행하며 국가 상징물의 정통성을 지키고 있다. 반면 한국의 현행법은 태극기의 규격과 색상에 대해서는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나, 정작 원단의 원산지나 제조 국가에 대한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국가의 얼굴인 태극기가 외국 자본과 노동력에 의해 대량 생산되는 현실에 대한 법적 검토가 시급한 시점이다.전문가들은 규격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불량 중국산 태극기가 시중에 유통되는 점을 경고하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건곤감리의 위치나 태극 문양의 비율이 틀린 제품이 애국심을 담은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국가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 기반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공공기관부터 국산 태극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시민들 또한 태극기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