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끝까지 간다" 이준석 완주 선언.. “곧 역전 온다"

 6·3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단일화 논의가 불붙는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완주 의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단일화한다고 이길 보장도 없다”며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의 명분도, 실익도 없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 정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5월 2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특단의 대책”으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하며 전날 TV토론에서 이 후보를 MVP로 꼽았다. 이에 앞서 5월 19일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도 김 후보는 이 후보와 함께 참석해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국민의힘은 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 안철수 등을 중심으로 이준석 후보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5월 21일 가천대에서 이 후보와 비공개 식사를 함께하며 “여러 가능성에 대해 조언과 부탁의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고, 김용태 위원장은 “계엄과 독재에 반대하는 큰 틀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5월 22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끝까지 이준석, 끝까지 개혁신당 이름으로 승리하겠다”며 “여러분이 받아볼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이준석이 분명히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선거일까지 단일화 논의 차단을 위해 전화 수신을 차단한다고 밝혀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준석 후보의 완주 선언에는 지지율 상승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후보 46%, 김문수 후보 32%, 이준석 후보 10%로 나타났으며, 이 후보는 전주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지지율 상승에 대해 “전략적 선택이 이재명을 넘어설 유일한 방정식”이라며 “곧 역전의 순간이 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개혁신당 측은 1차 TV토론 이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강한 비판과 정책 대안 제시가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김철근 사무총장은 “‘대포당’의 김문수 후보는 ‘잘이후’일 뿐이며, 이재명을 막을 유일한 사람은 이준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단일화 논의는 단순한 후보 연대 이상으로, 당권 거래설까지 불거졌다.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친윤 인사들이 김 후보로 단일화하면 당권을 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대선 이후 당권을 놓고 벌어질 갈등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치평론가 이종훈은 “이준석이 과거 대선 승리에도 당 내에서 토사구팽 당했던 경험이 있어 국민의힘 제안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 무산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와 대조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기존 당의 틀을 넘어선 ‘빅텐트 전략’으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 등 보수 진영 인사들이 선대위에 합류했고, 김상욱 전 의원, 허은아·김용남 전 의원도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명수·이용호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출신 인사 영입도 추진 중이다. 이재명 후보는 “진짜 빅텐트는 민주당”이라며 “몰려가 고생하지 말고 이곳으로 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1강(이재명)·1중(김문수)·1약(이준석)’ 구도 속에 큰 변화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인천대 이준한 교수는 “국민의힘은 마지막 이벤트로 단일화를 시도하겠지만 이준석 후보의 입장이 완고한 데다, 정치인들이 이재명 후보 캠프로 모이는 건 지방선거나 총선을 의식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완주 선언에도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단일화 압박을 받는 후보는 통상 완주 선언을 한다”며 “마지막까지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표용지 인쇄 전날인 25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퇴’ 표시 없이 본투표가 진행되며, 이후 29\~30일 사전투표 기간에도 후보 변경은 어렵다.

 

이처럼 이준석 후보의 완주 선언과 더불어민주당의 외연 확장 전략이 맞물리며 대선 판세는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보수 진영의 단일화 논의는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이재명 후보를 견제할 실질적 카드가 부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에 찍힌 이진숙..대통령 "정치 말고 직무에 충실하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8일 확인되며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감사원은 이러한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퇴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통령까지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파문은 확산일로다.감사원은 이날 발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 위원장이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4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 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정치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과 10월, 보수 성향의 ‘펜앤마이크TV’와 ‘고성국TV’ 등에 네 차례 출연해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이 위원장은 민주당과 진보진영을 “가짜 좌파”로 표현하고,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며 “그들과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현 수준을 넘어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공직 특수성을 감안할 때, 발언의 무게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이진숙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이틀 만에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올해 1월 헌법재판소가 탄핵 사유가 없다고 기각 결정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전 보수 유튜브 방송에 지속적으로 출연해 편향된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이 감사에서 문제가 된 것이다. 감사 결과 발표와 함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진숙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의 일탈로 방통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말을 본인이 직접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다.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진숙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선 비공개 회의 내용을 왜곡해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 위원장이 전날 국회 과방위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 안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실제로 이날 국무회의 말미, 이 위원장이 발언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발언 그만하세요. 발언하지 마시라”고 강하게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국무회의를 자기 정치 무대로 활용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에도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국민이 선출한 권력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 역시 이 위원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정치권과 청와대까지 나서 이진숙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가운데, 당사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의 지적과 정치적 파장의 무게를 감안할 때,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