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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 항저우 MZ세대 마음 훔쳤다

 한국의 역동적인 매력을 중국 심장부에 알리기 위한 '2026 K-관광 로드쇼 in 항저우'가 5월 29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KOREA DAY&NIGHT'이라는 슬로건 아래, 24시간 내내 즐길 거리가 가득한 한국 관광의 다채로운 면모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특히 IT 기업이 밀집하고 구매력이 높은 항저우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국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를 전달하며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행사가 개최된 항저우는 알리바바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이 포진한 신 1선 도시로, 1,200만 명이 넘는 인구와 높은 가처분 소득을 자랑하는 거대 소비 거점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항저우와 한국을 잇는 풍부한 항공 노선 인프라에 주목해 이곳을 화동 지역 공략의 핵심 전략지로 선정했다. 이번 로드쇼는 한국 여행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단순한 구경을 넘어선 몰입형 체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항저우의 젊은 소비층을 방한 관광의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행사는 뷰티, 미식, 한류라는 세 가지 핵심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입체적으로 선보였다. 낮 시간대에는 최신 K-뷰티 메이크업 시연과 한국 음식을 직접 맛보는 체험이 진행되었으며, 저녁에는 무소음 디제잉 파티와 같은 트렌디한 문화 콘텐츠가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세계적인 댄스 팀 원밀리언과 퍼포먼스 그룹 페인터즈의 화려한 무대는 현지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한류 콘텐츠의 강력한 파급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실제 방한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디지털 연계 마케팅도 돋보였다. 관람객들이 행사장 내 부스를 돌며 알리페이 NFC 스탬프를 모으면 한국 여행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인 플리기와 협업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현장에서 방한 관광 상품을 실시간으로 판매하며 온·오프라인 홍보의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아모레퍼시픽과 빙그레 등 국내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그램 역시 중국 M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관통했다는 평가다.

 


국내 지자체와 여행업계도 이번 로드쇼를 발판 삼아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상담에 열을 올렸다. 39개 국내 기관과 100여 곳의 중국 현지 여행사 및 플랫폼 관계자들이 참여한 '한국관광의 밤' 행사에서는 수도권에 편중된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 특히 항저우와 부산 등 지방 공항을 잇는 직항 노선을 연계한 새로운 관광 코스들이 소개되며, 한국의 숨겨진 지역 명소들을 중국 시장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동 정세와 유가 변동 등 불안정한 대외 여건 속에서 중국과 같은 근거리 핵심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항저우 로드쇼에서 확인된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지방 노선과 연계된 특색 있는 지역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략적 마케팅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의 착각, 불만은 곧 표가 아니었다

6·3 지방선거는 거대 양당뿐 아니라 제3지대에도 냉혹한 시험대였다.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양당 정치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의 불만은 분명 존재했지만, 그것이 곧바로 제3정당에 대한 지지와 당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조국혁신당은 202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돌풍을 일으키며 원내 3당에 올랐다. 검찰개혁과 반윤석열 정서를 앞세워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강한 개혁 요구를 흡수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광역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일부 지역 승리에 그쳤다. ‘지민비조’ 바람은 중앙정치에서는 통했지만, 생활 현안과 지역 조직이 중요한 지방선거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개혁신당 역시 이준석 대표 개인의 인지도와 정당 경쟁력이 다르다는 현실을 확인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2030 남성, 반윤 보수,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는 선명했지만, 실제 지역 표심을 움직일 만큼의 조직력과 후보 경쟁력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제3지대의 부진에는 구조적 이유도 있다. 한국 선거는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의 영향이 강하다. 유권자는 마음에 드는 후보보다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있다. 사표를 피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할수록 제3정당은 관심은 받아도 의석과 단체장 당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간판보다 지역을 잘 아는 후보, 민원 해결 능력, 오랜 조직 기반이 더 중요하다.두 정당의 태생적 딜레마도 뚜렷해졌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거리를 두면 지지층이 흔들리고, 너무 가까우면 독자 정당의 존재 이유가 약해진다. 조국이라는 상징은 강력하지만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개혁신당은 젊은 보수와 세대교체를 내세웠지만 특정 세대·성별 지지에 갇혔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온라인 중심의 빠른 메시지는 있었지만 생활정치의 신뢰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이번 선거는 제3지대가 “양당이 싫다”는 정서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유권자는 불만만으로 표를 주지 않는다. 지역에서 버틸 후보, 지속 가능한 조직, 세대를 아우르는 의제, 권력을 맡겨도 된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제3지대가 일시적 바람을 넘어 정당으로 뿌리내리려면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대안이 아니라, 평소에도 지역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세력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패배는 끝이 아니라, 제3지대가 진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묻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