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대통령 한마디에…'12월 3일' 공휴일 지정, 급물살 타나

 이재명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12월 3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주권자가 명령한 빛의 혁명의 완성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하며, “반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연대와 포용의 가치를 세워 ‘정의로운 통합’을 이뤄내자”고 밝혔다. 이는 계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대국민 특별성명에서 제시한 ‘선(先) 내란 청산, 후(後) 국민 통합’의 기조를 재확인하고, 그 실천적 방안의 하나로 ‘국민주권의 날’ 제정을 공식화한 것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K-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 대통령은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기념하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국경일과 법정기념일, 법정공휴일이 각각 다른 법적 성격과 의미를 지니는 만큼, 입법 과정을 꼼꼼히 챙겨봐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또한, 일방적인 추진이 아닌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국민주권의 날’이라는 명칭 외에 더 좋은 이름이 있는지를 찾기 위한 대국민 공모전 개최도 함께 지시하며 절차적 정당성과 국민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당시의 ‘촛불혁명’ 역시 함께 기념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해 주목받았다. 그는 “12월 3일은 한국의 1987년 민주화 과정 이후 시민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데 있어 매우 발전된 형태”라고 평가하며, “특별히 기념하고 기억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라고 그 역사적 의미를 부각했다. 이는 12·3 사태를 과거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이자, 시민 주권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한 역사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를 기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휴일 지정 논의와 더불어, 민주주의 시스템을 공고히 하기 위한 후속 개혁 방안들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방첩사령부 등 계엄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군 정보기관의 개편을 추진하되, “제도 개혁 방안을 연구할 때 이를 악용하는 사례나, 제도 변화가 가져올 부작용도 미리 염두에 두라”며 신중하고 꼼꼼한 접근을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의 의사가 국가 재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재정 민주주의’ 개념을 새롭게 제안했으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혐오 발언과 관련해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입법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강조하며 다각적인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과 장관을 '피고발인'으로…국민의힘, 공수처에 초강수 둔 진짜 이유

 여야 간의 대치가 검찰과 법원을 둘러싼 사법 영역으로까지 번지며 정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집단 퇴정했던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곽규택 법률자문위원장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공수처를 직접 찾아 이 대통령과 정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며, 정부와 여당을 향한 전면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이번 고발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화영 전 부지사의 '술 파티 의혹 위증' 관련 공판준비기일에서 비롯됐다. 당시 재판부가 검찰 측의 증인 신청을 기각하자, 담당 검사 4명은 "불공평한 소송 지휘를 더 이상 따를 수 없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정에서 집단으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 퇴정과 같은 법정 질서를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 직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즉각 대검찰청에 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공식 요청하며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국민의힘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이러한 조치가 검사의 독립적인 직무 수행을 방해하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고발은 이재명 정부의 계속되는 실정과 반헌법적 처사들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민생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야당 탄압과 사법부 파괴에만 몰두하는 현 정부의 헌법 파괴 행태에 대해 강력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이라며 고발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사실상 사법부의 판단에 개입하려는 검찰의 행위에 대한 정부의 정당한 감찰 지시라는 여권의 주장과, 이는 명백한 검찰 탄압이자 사법부 무력화 시도라는 야당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국민의힘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 불거진 '인사 청탁 문자' 논란과 관련해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남국 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 그리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직권남용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고발하기로 했다. 이 논란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전 비서관과 문 부대표가 인사와 관련된 부적절한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시작됐으며, 파문이 커지자 김 전 비서관은 4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이 두 가지 사건을 고리로 삼아 현 정부와 여당의 도덕성과 직무 적합성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