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살인자, 기생충들 오지 마라"…트럼프, 32개국 '입국 금지' 블랙리스트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재 19개국인 입국 금지 대상 국가를 30개국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건의했으며, 현재 행정부 차원에서 대상국 추가 지정을 위한 구체적인 평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CNN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기조가 한층 더 강화되고, 미국의 국경 장벽이 훨씬 더 높아질 것임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번 입국 금지 확대 방안의 중심에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강경한 입장이 자리하고 있다. 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사실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직접 공개하며, 이번 건의가 단순한 실무적 논의를 넘어선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게시글에서 "나는 우리나라에 살인자, 기생충, 복지정책 중독자가 넘치도록 한 모든 형편없는 국가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입국 금지를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인자', '기생충'과 같은 극단적이고 모욕적인 표현을 동원한 것은, 특정 국가 국민 전체를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미국 입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한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는 지난 6월 대통령 포고문을 통해 처음 공식화되었다. 당시 포고문은 총 19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란, 예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등 12개국은 미국 입국이 전면 금지되는 대상국으로 지정되었다. 여기에 더해 브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7개국은 부분적인 입국 제한 조치를 받는 국가 명단에 올랐다. 이번 확대 방안은 이 기존의 블랙리스트에 10여 개 국가를 추가하여 그 대상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국토안보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입국 금지 대상국을 약 30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추가 대상국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현재 진행 중인 평가 결과에 따라 대상국 리스트가 앞으로도 지속해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놈 장관의 강경한 건의로 시작된 이번 입국 금지 확대 조치가 과연 어떤 국가들을 새롭게 겨냥하게 될지, 그리고 이로 인해 국제 사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세·7세 고시' 금지법 국회 교육위 통과

 극심한 경쟁을 유발하며 영유아 사교육 광풍의 상징으로 불려온 ‘4세·7세 고시’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8일 국회 교육위는 유아들의 영어학원 입학시험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학원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며,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조기 사교육 열풍에 제동을 걸었다.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유아 선발 시험 금지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학원, 교습소, 개인과외에서 합격 또는 불합격을 결정하는 일체의 선발 시험을 금지하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이 조치는 어린 유아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조기 경쟁을 강요하는 극단적인 사교육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다만, 법안 원안에는 입학 후 수준별 배정을 위한 시험 또는 평가까지도 금지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소위를 통과한 수정안에서는 이 부분이 제외됐다. 이에 따라 학원 측은 유아 선발을 위한 시험은 볼 수 없지만, 입학 후 원생들의 수준에 맞는 반 배정을 위한 레벨 테스트 자체는 여전히 시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이른바 '4세 고시'로 대변되는 영유아 사교육 시장의 과열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사교육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입시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일부 영어학원에서는 7세 반 교재로 미국 초등학교 3~4학년 교과서를 사용하는 등 교육 경쟁의 시작점이 초등학교 입학 이전으로 당겨지는 현상이 심화됐다.이러한 사교육 쏠림 현상은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전국 영어유치원(영유)은 615곳이었으나 2023년 842곳으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 유치원은 8837곳에서 8441곳으로 감소했다. 어린이집을 졸업하는 3~4세부터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보내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맘카페 등에서는 대치동 유명 학원의 레벨 테스트 대비용 문제집 정보가 공유되는 등 경쟁이 극에 달했다.한국의 영유아 사교육 시장은 외국 학자들마저 경악하게 만들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학문적 경쟁이 6세 미만의 절반을 입시 학원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도하며,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조명한 바 있다. 특히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EBS 인터뷰에서 한국의 합계 출산율(0.78명)을 듣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머리를 부여잡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 광풍이 양육 부담을 가중시켜 세계 최악의 저출산 문제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이번 법안 통과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선행 학습 경쟁을 완화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