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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기간은 2년 늘고, 비용은 2천억 껑충…가덕도신공항, 시작부터 ‘삐걱’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부산시의 갈등이 점화됐다. 2029년 말 조기 개항을 목표로 달려온 핵심 국책 사업의 공사 기간이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2년 가까이 연장되면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교통부의 공기 연장 방침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시민들의 신속한 착공과 적기 개항 염원을 저버린 처사”라며 “과학적, 실증적 근거가 결여된 자기모순적 판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84개월(7년)로 합의됐던 부지 조성 공사 기간을 106개월(8년 10개월)로 늘리기로 한 정부의 결정이, 전문가 검증까지 거쳤던 기존 합의를 스스로 뒤집는 행위라는 점을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이번 공기 연장 결정으로 가덕도신공항의 개항 시점은 당초 목표했던 2029년 말에서 2035년으로 6년 가까이 밀려나게 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2036년으로 예정됐던 개항 시점을 2029년으로 앞당기며 부산 시민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던 계획이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했음을 의미한다. 박형준 시장은 "다시 원상 복귀된 셈"이라며 허탈감을 드러내는 한편, 이번 결정의 배경에 건설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설계와 시공을 한 업체가 맡는 턴키 방식 입찰에서 유찰을 막고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늘려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국책사업의 속도와 효율성보다 업계의 편의를 우선시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대목이다.

 


부산시는 단순히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박 시장은 ▲부지조성공사 입찰 절차의 신속한 추진 ▲남부권 관문공항의 위상에 걸맞은 기존 설계안 유지 ▲혁신 기술 및 공법 도입을 통한 공기 단축 방안 적극 강구 등 세 가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행정절차라도 최대한 앞당겨 조속히 착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미 늦어진 사업을 하루빨리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해 활주로의 외해 이전' 주장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이미 최적 설계안으로 결론 난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으로 사업이 표류하는 것을 경계했다.

 

부산시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연내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을 강행할 태세다. 공사비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기존 10조 5000억 원에서 10조 7000억 원으로 소폭 증액됐다. 정부는 입찰 공고 후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우선시공분 공사에 착수, 2035년 개항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산의 숙원 사업인 신공항 건설이 시작부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불협화음으로 삐걱거리면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029년 개항’이라는 약속을 믿었던 지역 사회의 실망감과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양측의 갈등이 어떻게 봉합되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런던 뒤덮은 '초대형 태극기 손흥민'…토트넘, 떠난 왕의 귀환에 '진심'

 토트넘 홋스퍼가 떠나간 '레전드'를 위해 런던 거리를 그의 상징으로 물들이며 역대급 환대를 준비하고 있다. 구단은 오는 1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손흥민을 공식 초청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팬들과 함께 그의 대형 벽화를 제작해 공개했다. 런던 토트넘 하이 로드에 완성된 이 벽화에는 손흥민이 직접 고른 디자인이 담겼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찰칵' 세리머니와 함께, 태극기를 두른 채 동료들과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 아래 '쏘니, 스퍼스 레전드(Sonny, Spurs Legend)'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그가 구단에 남긴 유산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손흥민이 약 7개월 만에 친정팀 홈구장을 다시 찾는 이유는 팬들과의 못다 한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다. 그는 지난여름, 10년간 정들었던 토트넘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을 선언했다. 당시 이적 발표는 한국에서 진행된 프리시즌 투어 기자회견장에서 이루어졌고, 그는 끝내 자신을 아껴준 현지 팬들에게 직접 작별을 고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팀을 떠나야 했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여름에 어려운 결정을 발표했을 때 나는 한국에 있었고, 경기장에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할 적절한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이번 방문을 통해 "10년간 보내준 팬들의 엄청난 성원과 사랑이 나와 가족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직접 말할 기회가 생겨 너무나 행복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손흥민이 이처럼 성대한 환대를 받는 이유는 그가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이 곧 구단의 역사가 됐기 때문이다. 2015년 입단 초기 부진을 딛고 일어선 그는 2016-2017시즌부터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18-2019시즌에는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고, 2020년에는 70m 질주 원더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해리 케인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골 합작 기록(47골)을 세운 '손케 듀오'의 역사는 전설로 남았으며,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개인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박수칠 때 떠난다'는 말처럼, 손흥민은 구단에 그토록 염원하던 트로피를 안긴 뒤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동료들이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날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그는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팀의 1-0 승리를 이끌며 토트넘에 17년 만의 우승컵이자 40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이라는 위업을 선물했다. 최고의 순간에 작별을 고하고 떠났던 '레전드'가 팬들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다는 소식에, 구단과 팬들은 "드디어 기다렸던 그날이 왔다", "영원한 주장, 그의 환한 웃음에 너무나 흥분된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왕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