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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서 타자로, 끝나지 않은 도전… 박준영의 파란만장했던 9년

 ‘1차 지명’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프로에 입문했던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박준영은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전달했으며, 두산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19일 열리는 KBO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제외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반복되는 부상에 박준영 본인이 심신이 지쳐있음을 호소했으며,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제2의 인생을 구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지 9년 만의 아쉬운 결정이다.

 

박준영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데뷔 첫해인 2016년, 32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 6.9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2020시즌을 앞두고 내야수로 전향하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 투수로서의 재능을 채 꽃피우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타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타자 전향 후 박준영은 점차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1시즌 111경기에 출전해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고, 2023시즌을 앞두고는 포수 박세혁의 FA 보상 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며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이적 첫해인 2023시즌 후반기 51경기에서 타율 0.228, 4홈런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24시즌 초반에는 주전 유격수로 낙점받기도 했으나, 또다시 부상과 타격 기복에 시달리며 65경기 출전, 타율 0.226, 7홈런의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꺼져가던 불꽃을 되살리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2025시즌, 시작부터 꼬였다. 허리 부상으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고, 시즌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41경기에서 타율 0.225, 1홈런, 10타점에 그치며 시즌 막판에는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 사이 팀은 안재석, 이유찬, 박지훈 등 젊은 내야수들이 치고 올라오며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끊임없이 이어진 부상 악령과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박준영은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했다.

 

부상 털고 돌아오자마자 '결승골급 원더골'... 백승호의 미친 활약에 EPL이 보인다

 백승호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향한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소속팀 버밍엄 시티는 2일(한국시간) 열린 왓포드와의 챔피언십 18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리그 7위로 도약했는데, 그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백승호가 있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낸 그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해결사로 우뚝 섰다. 전반 31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직접 가로채는 강력한 압박으로 공격의 기회를 만든 그는, 수비가 뒤로 물러서며 공간이 열리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팀에 절실했던 선제골이자 자신의 시즌 4호골이었다.백승호의 이번 시즌은 그야말로 한 편의 성장 드라마와 같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아쉬운 경기력으로 영국 현지 언론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10월을 기점으로 그는 완전히 각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자신이 출전한 홈 3경기에서 연속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11월 초, 한창 좋았던 흐름에 제동을 거는 듯했던 어깨 부상을 놀라운 회복력으로 털어내고 복귀하자마자 다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19분 상대 선수와 강하게 충돌하며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그는 고통을 이겨내고 일어나 보란 듯이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강한 정신력까지 증명해 보였다.‘백승호 효과’는 팀 성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그의 맹활약에 힘입어 버밍엄은 최근 6경기에서 4승 1무 1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며 순위를 7위까지 수직 상승시켰다. 이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자리를 불과 한 계단 차이로 추격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한 2위 미들즈브러와의 승점 차이도 단 5점에 불과해, 지금의 폭발적인 기세를 유지한다면 꿈에 그리던 EPL 무대로 직행하는 시나리오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팀 전체가 백승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기적 같은 반등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만약 백승호가 올 시즌 버밍엄을 이끌고 EPL 승격이라는 위업을 달성한다면, 이는 한국 축구사에 전례가 없는 최초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 잉글랜드 3부리그(리그1)에서 우승하며 챔피언십으로 올라온 뒤, 곧바로 다음 시즌에 EPL 승격까지 단 한 시즌 만에 이뤄낸 한국인 선수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었다. 버밍엄의 상승세와 그 중심에 선 백승호의 핵심적인 역할을 고려할 때, 이 새로운 역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또한, 그의 눈부신 활약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도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황인범이 2025년 내내 부상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로 백승호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