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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투병한 그 병의 충격적 진실…'뼈' 한 번 부러지면 사망률 2.5배 폭증

 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의 남편 양관식은 결국 다발골수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데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비극적인 이 병이 현실에서는 특정 합병증 때문에 훨씬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절'이 발생할 경우, 부위에 따라 사망 위험이 최대 2.5배까지 폭증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성모병원과 가톨릭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국내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규명했으며, 이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 전략에 있어 골절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발골수종은 우리 몸의 골수에서 면역세포인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문제는 이 암세포가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를 활성화하고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기능은 망가뜨려 뼈를 급격히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자 10명 중 8명은 진단 당시 이미 뼈가 녹아내리는 '골용해 병변'을 가지고 있으며,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상태에 놓인다. 실제로 연구 결과, 다발골수종 환자군의 골절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았으며, 특히 척추나 고관절 같은 핵심 부위의 골절 위험은 최대 1.5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환자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골절'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다름없음을 의미한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 '시한폭탄'이 터졌을 때의 결과다. 다발골수종 환자가 골절을 겪게 되면 사망률은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다. 진단 1년 안에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1.37배나 증가했다. 특히 골절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죽음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팔이나 어깨뼈가 부러지면 사망 위험이 약 2배로 뛰었고, 만약 '고관절'이 부러졌다면 사망 위험은 무려 2.46배까지 치솟았다. 고관절 골절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거동이 불가능해져 장기간 누워 지내면서 발생하는 폐렴, 욕창, 전신 감염 등 끔찍한 합병증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연구는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절은 단순한 합병증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사망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연구진은 진단 초기부터 뼈 파괴를 막는 항골흡수제 투여 등 골절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격적인 치료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물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골절을 막아 생존율을 높이는 이득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이다. 박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암 치료와 함께 골절 예방이 반드시 병행돼야 함을 보여주는 명백한 근거"라며, 골절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온정마저 얼어붙었다…'텅 빈 연탄 창고', 작년보다 40% 급감한 기부에 쪽방촌 '절망'

 겨울의 문턱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따뜻한 온정의 불씨마저 꺼져가고 있다. 서민들의 겨울을 지켜주던 까만 연탄이 이제는 귀한 몸이 되면서, 에너지 빈곤층의 시름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0월은 연탄 기부가 늘어나는 시기지만, 올해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접수된 기부량은 전년 대비 36%나 급감한 13만여 장에 그쳤다. 연간 누적 기부량 역시 24%나 줄어들어, 연탄은행이 목표로 세운 '500만 장 나눔'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해마다 오르는 연탄값에 더해 얼어붙은 경기 침체 여파가 소외된 이웃의 겨울을 더욱 춥고 혹독하게 만들고 있다.연탄 기부의 급감은 곧바로 취약계층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현재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약 6만 가구로 추산되며, 이들 대부분은 도시가스나 중앙난방의 혜택이 닿지 않는 쪽방촌이나 가파른 달동네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다. 연탄 사용 가구 수가 매년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도움의 손길이 끊기는 속도는 이보다 훨씬 가파르다. 온정의 속도가 현실의 어려움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장 오늘 밤의 추위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난방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가장 약한 고리를 어떻게 방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단면이다.이러한 '연탄 대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그늘이 꼽힌다. 해마다 온정을 보태던 기업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후원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지원을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탄은행 관계자는 "꾸준히 후원을 이어오는 대기업은 사실상 한 곳 정도에 불과하다"며 "기부 물량이 부족해 지방에는 배달하지 못하고 서울에만 겨우 전달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개인 기부자들의 주머니 사정 역시 팍팍해지면서, 한때 줄을 이었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의 온기마저 예년 같지 않은 상황이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탄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붕괴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뇌관이 되고 있다. 배달비를 포함한 연탄 한 장의 소비자 가격은 이미 1,000원을 훌쩍 넘어 지난해보다 최대 30% 이상 치솟았다. 여기에 수익성 악화로 전국의 연탄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현실은 구조적인 위기를 심화시킨다. 2000년대 중반 40곳이 넘던 공장은 이제 17곳만 남았다. 특히 지난해 서울의 마지막 연탄 공장이었던 이문동 공장이 56년 만에 폐업하면서, 이제 수도권 전체의 연탄 보급을 경기도 동두천 공장 한 곳이 떠맡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었다. 공장이 멀어질수록 운송비와 인건비는 오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연탄값에 전가되어 가장 가난한 이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