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밤마다 사라지는 매미 유충들…도쿄 공원의 기묘한 '식량 전쟁'

 일본 도쿄의 평화로운 공원들이 때아닌 '매미 유충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중국인들이 식용 목적으로 매미 유충을 무분별하게 포획하는 행위가 잇따르면서,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물론 문화적 충돌과 법적 제재의 어려움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일본 매체 '프레지던트온라인'에 따르면, 도쿄 시내 공원에서는 해질녘부터 밤늦게까지 중국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채집하는 광경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이는 중국 산둥성, 허난성 등 일부 지역에서 매미 유충 '지랴오호우'를 여름철 별미로 즐기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수요 증가로 고급 식재료로까지 취급되며, 이러한 문화가 일본 공원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도쿄도 조례 및 각 지자체의 공원 조례상 동·식물 채집 및 반출이 엄격히 금지된 불법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주의를 주는 관계자들에게 일부 중국인들은 "그래서 뭐가 문제냐"는 식의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논리적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탐사 작가 아키시마 사토루는 일본에서 금지된 행위를 가능케 하는 매뉴얼이나 우회 방법이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십, 수백 마리 단위로 조직적인 포획이 이루어지면서, 일본 사회가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선의의 기준선'이 외국인들에 의해 무시되거나 이해되지 못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경찰과 시 공원관리부서에 신고가 빗발치고 있지만, 매미가 천연기념물이나 법적 보호종이 아닌 탓에 현행법상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7월 한국 서울과 부산에서도 중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대량 채집하는 유사 사례가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법적 처벌 근거 미약으로 인해 제재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매미 유충 전쟁'은 단순히 특정 동물의 채집을 넘어, 국제화 시대에 발생하는 문화적 배경과 법적 해석의 차이, 그리고 공공장소 이용에 대한 상이한 인식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함께 문화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760평 건물이 잿더미로…'우주의 눈'이 포착한 평양 대형 화재의 전말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 중심부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우리 정부의 위성 영상 정밀 분석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통일부는 화재 발생일로 추정되는 지난 2일을 전후해 촬영된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평양 시내의 한 대형 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흔적을 명확히 식별했다고 11일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평양을 가로지르는 보통강 인근이자, 북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인 류경호텔과도 멀지 않은 핵심 지역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화재는 외부 세계에 좀처럼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평양 내부의 상황을 위성이라는 '우주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이례적인 사례다.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위성 영상에 포착된 건물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미터에 달하는 약 760평 규모의 단일 동으로, 화재 이후 지붕이 소실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이전에는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건물이 화재 이후에는 검게 그을린 잿더미로 변한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다만 통일부는 해당 건물의 정확한 용도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 인명 피해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위성 영상만으로는 건물의 상세한 용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향후 고해상도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화재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화재는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위성 영상을 근거로 처음 보도하며 알려졌다. NK뉴스는 지난 2일 오전 11시 50분경 해당 건물에서 시커먼 연기 기둥이 맹렬하게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특히 영상 분석 결과, 불길이 잡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북한의 소방 및 재난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화재의 규모와 진화에 걸린 시간을 고려할 때, 일각에서는 해당 건물이 인화성 물질을 다량으로 보관하는 소규모 공장이나 창고 시설이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결과적으로 해당 건물은 사실상 전소된 것으로 알려져, 평양 중심부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외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도 평양의 안전 관리 실태와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구역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가 북한 내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폐쇄된 북한 사회의 감춰진 실상이 위성 영상을 통해 추가로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