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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공포' 떨게 한 유튜브발 '조작 영상'... 환경부 "법적 조치 불사!


최근 유튜브 등에서 “10월부터 쓰레기 분리배출 단속이 대폭 강화돼 고액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내용이 퍼지자, 정부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관계 부처는 올해 분리배출 지침이나 과태료 기준에 어떤 변화도 없었다고 밝히며, 근거 없는 정보가 확산돼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일 설명자료를 통해 “분리배출 단속 강화, 과태료 상향 등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가 인터넷 영상에서 확산되고 있으나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생활폐기물 분리배출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누리집과 지자체 안내 채널을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부처는 올해 분리배출 지침을 개정한 사실이 없으며, 지방자치단체에 단속 강화를 요청하거나 과태료 기준 상향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못 박았다.

 

논란의 발단은 유튜브에 게시된 여러 영상이다. 일부 채널은 “10월부터 전국 단속이 시작돼 과태료 폭탄 사례가 속출한다”는 식의 자극적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했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합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영상은 “구청 환경과에서 25년간 근무했다”는 인물을 등장시켜, 라면·과자 봉지를 종량제 봉투에 버려 20만 원, 씻지 않은 두부 용기를 버려 9만 원, 볼펜을 버려 8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는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6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고, 상당수는 “규정이 지나치게 복잡하다”, “정부가 단속으로 돈을 번다”는 등 비판 일색이었다. 또 다른 유튜버는 “환경부 규정이 크게 강화돼 최대 100만 원 과태료가 가능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반복했다.

 

정부는 이러한 주장들을 ‘추측과 과장, 오인’으로 규정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제도는 기본적으로 지자체 조례와 현장 여건에 따라 운영되며, 갑작스러운 대대적 단속이나 전국적 과태료 상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AI 합성 영상 등으로 공신력을 가장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는 국민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정책 신뢰를 훼손한다”며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허위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분리배출 관련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배경으로 제도의 지역별 차이와 현장 안내의 부족을 꼽는다. 지자체마다 플라스틱, 비닐, 종이류의 분류 기준과 배출 요일, 세척 요구 수준 등 세부 지침이 조금씩 다르고, 이를 단일한 규정으로 단정하거나 과태료 금액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면서 오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환경정책 전문가들은 “과태료는 고의적·지속적 위반, 경고 이후 개선 의지 부족 등 경우에 한해 지자체 재량으로 부과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일반 가정에서 단순 실수로 즉시 고액 과태료가 부과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정확한 정보 접근성 제고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에서는 거주지 주소 입력만으로 해당 지자체의 상세 배출 기준과 요일, 품목별 세척·분류 요령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민센터와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한 안내물 배포, 카드뉴스·단편 영상 등 이해하기 쉬운 자료를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 당국은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플라스틱·비닐·종이·유리·캔 등 재활용 가능 품목은 오염물을 제거해 종류별로 배출하고, 일반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는다는 원칙을 지키면 대부분 문제가 없다”고 안내했다.

 

한편 플랫폼 책임론도 고개를 든다. 정보 비대칭과 알고리즘의 확산 구조가 결합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자극적 사례가 신속히 퍼지는 탓에, 사후 정정이 제때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AI 합성 목소리·영상에 ‘전·현직 공무원’ 등 권위를 덧씌워 신뢰를 유도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며 “플랫폼의 표시 의무 강화, 허위정보 경고 라벨 부착, 추천 제한 등의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당국은 “분리배출은 시민 참여로 완성되는 대표적 환경 정책”이라며 “허위 정보에 의한 과도한 불안 대신, 지자체 공고와 공식 누리집의 안내를 참고해 합리적으로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짜뉴스가 진실을 압도하기 쉬운 환경에서, 정부와 플랫폼, 시민이 함께 정보 검증의 책임을 나눠 갖는 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탈옥해서 죽이겠다" 감옥서 또 협박... 피해자는 집에도 못 가는데 가해자는 '모르쇠'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 김진주 씨가 가해자 A 씨로부터 또 다른 위협에 시달리며 다시 법정에 서는 비극이 이어졌다. 1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는 이미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A 씨의 보복 협박 혐의 공판이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씨는 가해자와의 분리를 요청한 재판부의 배려로 A 씨가 법정 밖으로 나간 뒤에야 힘겹게 증언을 시작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구치소 동료에게 "탈옥해서 김 씨를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으나,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김 씨의 증언은 끝나지 않은 공포가 현재진행형임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녀는 "구치소에 있는 가해자가 내 집 주소를 정확히 언급하며 보복을 예고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고통을 감내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죽이겠다'는 직접적인 협박은 차원이 다른 공포로 다가왔다. 특히 "나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절망감은 더욱 커졌다"고 말하며, 보복 범죄의 위협이 피해자 한 명을 넘어 주변인 모두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명백히 증언했다.재판 말미, 김 씨는 준비해 온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통해 법정을 향해 눈물로 호소했다. 그녀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이후 셀 수 없는 2차 가해에 시달렸고, 하나의 사건이 끝났음에도 나는 또 다른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 이 자리에 섰다"며 기약 없이 미뤄지는 온전한 회복과 흐려지는 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사법부가 나에게 다시 법을 믿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며, 반복되는 고통의 고리를 끊어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가해자를 향해 "당신이 무거운 형량을 받은 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잘못 때문이지, 결코 내 탓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며 "나는 당신이라는 인간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인간으로서 나의 죽음이 두려울 뿐"이라고 말해 가해자의 책임 회피적인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피해자의 처절한 절규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A 씨는 변호인을 통해 "보복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써 진실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A 씨는 2022년 5월, 귀가하던 김 씨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이 확정된 인물이다. 이미 극악무도한 범죄로 사회와 격리된 상태에서도 피해자를 향한 추가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혐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피해자 보호 시스템에 여전히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