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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은퇴' 홍준표, 조용히 복귀 암시.."세상이 다시 부를 때까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과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약 두 달 만에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4월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정계 은퇴를 공식화하며 정중히 퇴장했던 홍 전 시장은 6월 25일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세상이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하며 향후 정치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당 발언은 한 지지자가 “사기 경선에 대해 더 정확히 이야기하고, 차분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올리자 이에 답한 형태로 나왔다. 홍 전 시장은 “세월이 이끄는 대로, 순리대로 간다. 조급하지 않다”며 “내 능력이 소진되었다고 판단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두 번의 대선은 참 유감이었다”고 회고하며 여전히 정치에 대한 미련과 현실 인식을 내비쳤다.

 

홍 전 시장은 지난 4월 2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김문수, 한동훈 후보와 경쟁한 끝에 탈락한 직후, “더 이상 정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정계 은퇴를 알렸다. 그는 “시장이나 거리에서 시민으로 남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고, 이후 미국 하와이로 출국해 조용히 시간을 보내왔다. 하지만 당시에도 그는 “당을 떠난 것은 내가 당을 버린 것이 아니라 당이 나를 버린 것”이라는 말을 남겨 여운을 남겼다.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문수 후보 대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사실상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홍 전 시장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한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직격했고, 이번 대선 경선 자체를 “사기 경선”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국민의짐에서 은퇴한 것”이라며 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최근에도 그는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보수세력을 망친 주범은 윤석열, 한동훈 두 용병과 그들과 부화뇌동한 국민의힘 중진들”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들을 척결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살아나기 어렵다”고 경고하며, 아무리 혁신을 외친다 해도 “부패하고 무능한 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 혁신은 요원하다”고 단언했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이 마치 201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까지 내놓았다. “종국적으로는 통진당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한국 보수세력은 결국 초토화된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또 “박근혜 탄핵 때는 살아났지만, 두 번 탄핵당한 지금 국민들이 이를 다시 용인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홍 전 시장의 일련의 발언들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정치 재개를 향한 포석으로 읽히고 있다. 비록 현재는 “순리대로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끊임없이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우고 정치 상황에 개입하는 모습은 그가 언제든 다시 전면에 등장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듯하다.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정치인의 귀환 가능성이 다시금 현실화되며 향후 보수 진영의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결국 무릎 꿇은 강준욱, "식민지 미화·계엄 찬양"에 낙마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22일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강 비서관의 사퇴를 수용했으며, 후임 역시 보수계 인사 중에서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대통령실은 임명을 유지할 방침이었으나, 여권 내부와 시민사회에서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강 비서관은 동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3월 출간한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12·3 비상계엄을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평가하고,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이라고 표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20일 사과문을 통해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책의 내용과 표현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진정되지 않았다.특히 그의 과거 발언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강 비서관은 과거 SNS에서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믿는다”며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을 부정한 것으로 확인됐고, 5·18 민주화운동을 ‘폭도’로 지칭하거나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하는 등 극우 성향의 발언들이 재조명되면서 여권 내에서도 그에 대한 거취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이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강 비서관이 오전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통합비서관은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설된 자리이며, 이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직책”이라며 “보수계 인사 가운데 추천을 받아 임명했지만, 국정 철학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 여론이 강하게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후임자는 이재명 정부의 정치 철학을 이해하고 통합의 가치에 걸맞은 인물로 보수 진영 인사 중에서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권의 반응도 이어졌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강 비서관에 대해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미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후임자는 반드시 이재명 정부의 통합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박찬대 의원 등 민주당 당권 주자들도 공개적으로 강 비서관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이번 논란은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로까지 번졌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변인은 “예상 범주를 넘어서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사의 표명으로 답을 드리는 상황까지 왔다”며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인사 검증의 과정이나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사후적으로라도 검증 한도를 넘어서는 문제가 발견됐을 때 책임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또한 강 대변인은 “인수위원회 없이 정부가 출범해 인사 검증 비서관실에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행정관이 과로로 쓰러질 정도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내부 여건의 한계도 언급했다.한편, 대통령실은 '보좌진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임명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중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국회에 재송부 요청할 계획이다. 청문회법에 따라 국회가 보고서를 기한 내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이후 임명이 가능하다. 대통령실은 이번 주 내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강 후보자의 임명을 두고는 야당뿐 아니라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진보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대통령실은 "번복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통합과 국정 운영의 신뢰를 위한 인사 판단이 국민 여론과 얼마나 조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